이미지 크게보기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오전 경기 구리시 인창동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해 상인들로부터 추석물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격려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어찌하오리까….’

이상기온 여파로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 물가가 6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7호 태풍 곤파스가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배와 사과 등 과수 낙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추석(9월22일)을 맞아 수확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닥친 태풍 피해는 제수용품을 포함한 농축산물 가격 급등으로 이어져 ‘추석물가’ 불안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계약재배 물량 집중 출하, 수입 쿼터양 조기 도입 등 추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2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현재 전국 시·도로부터 파악한 곤파스로 인한 피해는 과수 낙과가 511㏊, 벼 도복(쓰러짐)이 592㏊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과수 낙과 피해는 배 집산지인 충남이 410㏊, 전남 99㏊, 전북 2㏊이며, 벼 도복은 전남 559㏊, 전북 33㏊이다. 서해동 농식품부 농산경영과장은 “시·군을 통해 현장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면 피해규모가 더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태풍 피해는 폭염, 잦은 폭우로 치솟은 과일류와 채소류·양념류를 중심으로 한 가격 앙등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배의 경우 9월 출하량이 10만3508t으로, 지난해보다 16.6% 적고 상품의 비율도 11%포인트 낮아 15㎏에 지난해보다 12% 높은 3만~3만2000원으로 거래될 전망이었으나 태풍 피해로 가격이 더 뛸 것으로 보인다. 상품 15㎏에 4만~4만5000원으로 지난해 3만2000원보다 20~30% 뛸 것으로 보이는 사과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제수용 과일 구입이 원활치 않게 됐다.

잦은 기상이변으로 작황이 크게 악화돼 출하량이 급감한 고랭지 배추는 9월 도매가격이 10㎏당 6500원, 무는 18㎏에 1만3000원으로 오른 상태다.

곤파스로 인해 침수나 유실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앞으로 가격은 이보다 훨씬 뛸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결과, 마늘·양파·대파 등도 생산량과 출하량, 저장량 감소로 인해 모두 급등한 상태이다.

곽범국 농식품부 식품유통정책관은 “기후 영향을 크게 받은 농수산물 물가 가운데 제수용은 배와 사과 가격이 뛴 상태인데 무엇보다 채소류 안정 방안이 시급하다”면서 “농협을 통해 계약재배 물량을 확대하고, 의무수입 물량을 조기에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가격안정 대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