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물가 안정을 위한 강도높은 대책을 내놓은 것은 최근 이상기온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오른 데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적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경기 회복을 서민들이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경제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최근 물가는 2%대의 안정세를 유지한 반면 농축수산물 등 서민들이 자주 구입하는 신선식품물가는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서민들의 체감물가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경기 회복에 따른 임금 상승 압력 및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 등으로 물가 여건이 어려워질 소지가 크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마늘 의무수입물량(14만5000t) 조기도입 ▲무·배추 적정면적 확보 ▲명태 등 가격 상승 수산물 공급확대 및 조정관세(30%) 인하 ▲세탁세제 등 주요 공산품 할당관세 추진 등을 시행해 서민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추석 기간 중에는 무와 배추 등 주요 성수품과 개인서비스 요금 21개에 대한 점검 및 제수용품 공급량 확대, 추석맞이 직거래 장터를 통한 특판행사를 병행, 추석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 요인을 차단키로 했다.

정부는 아울러 물가를 근본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한 구조적 개선 대책 마련에도 착수했다. 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달리 소비자 물가와 생산자 물가간 괴리가 크고, 물가의 하방경직성도 선진국에 비해 뚜렷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시장여건 개선에 대한 진단·평가를 매년 실시하는 한편, 독과점 구조 개선을 위해 제도개선을 통한 병행수입 활성화와 관세율 인하를 추진키로 했다. 또한 하이마트와 같은 카테고리 킬러(특정 분야에 다양한 브랜드 상품의 대량 매입을 통한 가격인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농축수산물의 직거래·사이버거래 활성화, 석유제품의 자가폴 주유소 지원 강화 등, 유통구조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김석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