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먹구름 낀 청라지구 정부의 지정해제검토 대상에 포함된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에서 6일 아파트 건설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인천 = 곽성호기자

정부가 전국 경제자유구역 내 35개 단위지구에 대해 지정 해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지구가 소속된 광역단체들과 주민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정부가 지자체의 반발에 대비해 법적 검토를 벌인 결과, 35개 지구 모두 지구지정을 해제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해당 지구 주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문화일보 8월5일자 1·3면 참조)

김범일 대구시장은 6일 “경제자유구역이 하루 이틀 만에 되는 것이 아니고 특히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은 지정된 지 2년에 불과하다”며 “정부의 재검토 입장은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고 반발했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경제자유구역을 축소하는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며 “인천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경제자유구역의 경우 운영이 어려워 정부의 지원이 더 필요하고 규제도 더 철폐해야 하는데 거꾸로 가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충남도는 이미 지난 7월 도지사 명의로 지식경제부에 공문을 보내 “황해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취소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권희태 충남도 경제국장은 “전임 지사 시절 3년간의 준비 끝에 지구지정이 이뤄졌는데 지정된 지 2년밖에 안된 시점인 만큼 지구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안희정 지사도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사업시기가 도래하지 않은 사업을 미리 안된다고 생각하고 지정을 해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주민들에게 개발계획을 공표한 이상 해제할 경우 행정의 신뢰성에도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은 2020년까지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개발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제한 뒤 “지난해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됐으므로 올해부터 2014년까지 외국인 투자유치 및 개발사업의 원활한 진척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계획한 대로 2020년까지 흔들림 없이 추진할 예정”이라고 못박았다.

한편 지경부는 지자체 등과 법적 분쟁이 일 것을 대비해 법적 검토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 고위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각 지구는 지정 2년 이내에 사업시행자의 실시계획을 제출해 정부 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며 “해제 지정 통보를 받은 35개 지구는 모두 이런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만큼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대구 = 박천학기자 kobbla@munhwa.com, 박수균기자,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