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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르면 10월까지 경제자유구역 35개 지구에 대해 ‘지정해제’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은 그동안 ‘속빈 강정’으로 불리며 민원까지 폭증해 효용성이 크게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지구는 대부분 공사가 시작되지도 못한 데다, 외국인투자 유치도 저조한 실정이다. 여기에다 “지구 지정으로 개인 재산권 행사만 가로막고 있다”는 지역주민의 민원이 끊이지 않자 정부가 ‘수술 칼’을 빼들었다는 분석이다.

◆ 첫 삽도 못 뜨고…외국인투자 유치도 저조 = 경제자유구역 지정 해제가 검토 중인 35개 지구 가운데 시행자가 나타나 개발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일부 지역은 착공은 했으나 공사가 흐지부지된 곳도 있다.

한 경제계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 지정 지구는 땅값이 이미 크게 오른 상황”이라며 “따라서 개발해 봤자 이익이 크지 않아 선뜻 시행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미분양 사태 속출 등 외부 여건도 지구 개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가 “일부 지구는 그 안에 아파트를 지어도 미분양으로 분양이득을 얻지 못할 곳이 수두룩하다”고 말할 정도다.

주민 반발도 문제다. 평택 포승지구 주민들은 지난 4월 ‘경제자유구역 해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포승지구 1·2단계 사업에 대한 일괄보상 추진 또는 지구지정 해제를 촉구한다”는 건의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하는 등 민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외국인투자 유치도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전국 6개 경제자유구역이 2004년 이후 2010년 상반기(1~6월)까지 유치한 외국인투자는 27억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외국인투자액 736억달러의 3.7%에 불과한 수치다.

◆ 이르면 10월 해제…지역 반발 등 후폭풍 클 듯 = 경제자유구역 주관 부처인 지식경제부는 이르면 오는 10월쯤 35개 지구에 대해 지정해제 조치를 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는 국무총리실과 감사원 등의 잇따른 지적에 따라 지난 3월 전국 경제자유구역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지경부는 6월 각 자치단체에 ‘지구 해제’ 검토 방침을 통보해 7월까지 답변을 수렴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세제 감면 조치가 이뤄지는) 경제자유구역은 그 브랜드만으로도 지자체들이 포기하기 힘든 사업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중복 지정, 취지 부적합 지구 등은 폐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 경제자유구역 지정 해제 조치가 취해질 경우 지자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김형주 LG연구원 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기존 입주업체 등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적절한 보상과 함께 지자체, 주민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균·음성원·박세영기자 freewi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