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건의 원인이 버블제트에 의한 것임을 증명할 중요한 열쇠였던 ‘물기둥’을 관측한 목격자가 나타남에 따라 그동안 각종 설이 난무했던 침몰원인에 대한 논란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20일 오전 민군합동조사단은 ‘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 결과 발표’에서 천안함이 어뢰폭발에 의한 ‘버블제트’에 의해 침몰했다는 것을 뒷받침할 ‘물기둥 발생’이 백령도 해안을 감시하던 초병에 의해 목격됐다고 밝혔다.

이날 합조단은 천안함이 침몰한 지난 3월26일 사고 해역부근 해안경계를 서던 해병대 초병이 “높이 약 100m의 백색 섬광기둥을 관측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합조단은 또 “충격으로 쓰러진 뒤 얼굴에 물이 튀었다”는 좌현 갑판 견시병의 진술도 전했다.

군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초병이 목격한 물기둥은 백령도 해안가에 있는 높이 70m의 병풍 절벽보다 훨씬 높게 치솟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물기둥 관측은 천안함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였지만 군당국은 지금까지 초병의 진술을 공개하지 않았었다.

합조단이 지난 4월25일 절단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함의 선저 부분은 모두 위쪽으로 휘어지고 선체의 상태가 좌현 아래쪽에서 우현 위쪽으로 압력이 작용한 것을 나타내는 등 ‘비접촉 수중폭발이 유력하다’는 입장을 제시했지만 일반적으로 어뢰로 인한 수중폭발에서 버블제트가 발생했을 때 동반되는 물기둥을 봤다는 승조원이 없어 논란이 제기됐었다.

채현식기자 hscha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