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관련 단체들이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침몰 원인과 관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직접 지시에 따른 북측의 ‘대청해전’ 복수극이라는 주장을 잇달아 제기하고 있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대표는 20일 북한군 장교 A(46)씨와의 통화 내용을 녹취했다고 주장하며 “천안함 침몰은 김정일의 지시에 따른 북한의 계획적인 작전에 의해 발생한 참사”라고 말했다.

최 대표가 공개한 녹취록에서 A씨는 “지난해 11월 대청해전 패전 이후 김정일 장군이 ‘어떻게 하든 꼭 복수를 하라’며 친히 남포 서해함대사령부를 방문해 보복 명령을 내렸다”며 “얼마 전까지 김영철·우동측 대장이 수시로 평양과 남포를 몇번씩 오가며 작전을 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워낙 중대한 작전이라 3명이 탈 수 있는 반잠수정을 개조해 13명이 타고 나간 것으로 안다”며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북한 군부의 사기가 살아나고 13명의 대원들은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도 최근 북한 인민무력부 영관급 군인의 사촌동생의 증언이라며 “지난 2월 중순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북한 남포에 있는 서해함대사령부가 김정일 생일인 지난 2월16일 ‘대청해전 보복을 위한 결의대회’를 갖고 3월 중순쯤부터 전 장병의 휴가와 외출을 금지하는 비상대기령을 발령했다”고 주장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면 김정일이 직접 지시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아직 북한의 개입을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증거나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박임수(60)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장이 19일 개성공단을 전격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이 개성공단 통행 제한 등과 같은 압박 수단을 들고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박 국장은 이날 오후 2시 개성공단에 와 관리위원회 관계자들과 함께 공장과 사무실 등을 둘러보고, 남한 대북단체들의 북한 체제 비난 전단지 살포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출기자 ev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