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사고 원인조사를 위한 한국과 미국 간의 공조체계가 강화됐다. 또 민군합동조사단(합조단)이 함정을 두 동강 낸 외부폭발의 정체에 대한 ‘감을 잡고’ 사고 원인에 대한 정밀한 분석에 착수했다.

합조단은 일단 외부폭발의 성격을 ‘선체 아래에서 위로 솟구친 강력한 힘’이라는 데에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합조단의 한 관계자는 20일 이와 관련해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선체 아래 좌현 밑에 근접한 중어뢰가 1차 수중폭발할 때 생긴 압력으로 천안함이 두 동강 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함미 절단면 등에 대한 정밀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합조단이 사고원인 분석의 감을 잡고 결정적 물증을 찾기 위한 막바지 작업을 벌이는 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합조단이 외부압력의 구체적인 성격이 ‘버블제트’, 즉 일종의 물대포와 연관되어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합조단의 또 다른 관계자도 “좌우현 절단면과 함께 좌현 바닥 상태를 정밀 조사한 결과 지금까지 예측한 대로 외부 폭발력이 아래에서 위로 솟구쳤다는 것이 조사단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천안함의 함체에 직접 타격한 것은 아니고 선체 아래에서 어떤 힘이 작용해 발생한 엄청난 압력이 선체 위쪽으로 솟구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낸 상태”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19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김태영 국방장관이 침몰 원인과 관련, “물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김 장관은 “함정의 뒤틀림 현상 등이 있으므로 짐작할 만한 정황은 꽤 있고 세부적 부품을 찾아 명확한 물증을 찾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합조단 공동단장인 박정이 합참 전력발전본부장은 “천안함 관련 파편 155점을 추가로 수거해 분류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북한 정찰총국 개입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합조단에 참여한 미군 조사단 규모가 애초 8명에서 15명으로 2배 정도 느는 등 원인 규명을 위한 한·미공조가 강화되고 있다.

군 소식통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북한의 개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북한 잠수함(정) 및 대남 공작부대의 움직임 등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미군측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천안함 침몰을 전후한 북한군 교신과 잠수함(정) 이동등 북한군 동향에 대해 원점에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