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6일 서해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뒤 20일간 바다 속에 잠겨 있다 인양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함미가 20일 육상으로 옮겨졌다. 이에 따라 사고 원인에 대한 집중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함미가 육상 거치대에 완전히 고정되면 희생자 유족들도 희생자들의 마지막 생활 공간이었던 함미를 둘러 볼 수 있게 된다. 또 해군 측은 함미 육상 거치 후 사고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함미 내부의 희생자 및 실종자의 유품을 수거해 가족들에게 전달할 방침이다.

해군 측은 경기 평택시 포승읍 해군 2함대 사령부 수리부두에 정박해 있는 바지선에 탑재된 천안함 함미를 육상 거치대로 옮기는 작업을 이날 오전 6시쯤부터 시작했다.

해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육상 거치 작업은 약 11시간에 걸쳐 진행될 계획”이라며 “부대 내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함미를 들어올려 육상 거치대로 옮긴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침몰됐던 함미가 바다 위에서 육상으로 옮겨진 만큼 사고 원인에 대한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군 측은 사고 원인 분석에 결정적인 열쇠가 담겨 있는 함미 절단면 부분에 대해 아직 철통 같은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인양 과정에서 실종자나 희생자의 시신이 유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물망을 설치했던 함미 부분에는 현재 외부의 시선이 차단된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또 이번 육상 거치 작업을 위해 수십명의 군인력이 투입돼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해수와 유류 배출 작업 및 유도탄, 어뢰 등 탄약 하역 작업이 완료된 상태다.

또 함미를 육상 거치대로 옮긴 후에는 폭발물 유형, 과학수사 분야 등 5개팀으로 구성된 민군합동조사단이 사고해역 등에서 수거한 부유물질과 함미 절단면에 대한 정밀조사를 계속하게 된다.

평택 = 박준희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