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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국정감사가 ‘차분한 감사는 없고 정치적 쟁점만 많았던’ 5무5다(五無五多)의 한계를 보이며 23일로 마무리됐다. 지난 5일 시작된 국정감사는 정운찬 총리에 대한 야당의 공세 속에서 교육과학위원회는 전체국감일정 중 절반을 파행 속에 보냈고 후반에는 10·28 재·보궐선거에 파묻혔다. 특히 국감 후반부에서는 10·28 재·선거가 예측불허의 판세로 진행되면서 국감 자체가 선거전에 가려졌다. 야당이 별렀던 4대강 문제, 감세·재정적자 문제는 ‘정 총리 도덕성 시비’,‘세종시 논란’ 속에 제대로 부각되지 못했다.

이번 국정감사의 첫째 문제점은 ‘파행일수는 많고 피감기관별 차분한 감사는 없었다’는 점이다. 야당은 정 총리가 서울대 교수 시절 모 금융그룹 산하연구소의 비상근 고문을 맡아 고액의 연봉을 받은 사실 등을 새로 제기하며 교과위 국감일정 12일 중 6일을 파행 속에 보냈다.

둘째 특징은 국감 전체가 내실없이 일정만 많았다는 것이다. 20일간의 감사일정 중 주말을 빼면 사실상 15일 동안에 16개 상임위원회가 478개 피감기관을 일제히 감사하는 원천적인 한계가 있었던 데다가 특히 이번에는 10·28재·보선까지 다가오면서 여야지도부의 관심도 멀어졌다.

셋째, 정치논란은 많았지만 정책국감은 없었다. 야당은 지난 9월 인사청문회때 제기됐던 정 총리 도덕성 논란을 이번 국감의 핵심이슈로 삼았다. 여권에서 세종시 수정추진론이 본격제기되면서 국감기간동안 여야간에 세종시 논란에 불이 붙었다.

넷째, 의원들의 정책자료는 많았지만 상당수는 내용이 없었다. 의원들의 정책자료는 장기간의 현장조사와 정책검토를 거친 성과물도 적지 않았지만 많은 경우는 국정감사에서 경쟁적으로 여론의 주목을 받기 위한 뻥튀기가 많았다. 한 의원의 정책자료집(3권 총 500페이지)은 정책이나 국감 내용은 하나도 없고 본인이 출연했던 방송 인터뷰 원고 모음이 대부분이었고 또다른 의원은 겉표지에 본인 상반신 사진까지 실은 정책자료집을 발간했으나 18명 전문가의 글을 짜깁기하거나 국감 및 정책과 관련 없는 홍보성 자료를 담은 ‘무늬만 정책자료집’이었다.

다섯째, 의원들의 목소리는 높았지만 피감기관의 충실한 답변은 없었다. 야당은 정부가 의도적으로 국정감사를 무시하고 방해한다고 비판했지만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해야 하는 것은 의회의 몫이자 책임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일부 의원은 국정원, 기무사의 민간인과 인터넷에 대한 사찰 의혹, 청와대 행정관의 이동통신 3사에 대한 250억원 기금 협찬요청의 문제점을 터트리며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최형두·김백기기자 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