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우(경제학) 고려대 교수는 18일 “재정건전성 문제가 불거지고는 있지만, 재정지출 확대가 이런 문제점보다는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해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수정예산과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재정을 쏟아부은 데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올해 정부는 50조원 정도의 재정수지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는 불가피한 적자 재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수단이 여의치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라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향후 우리 경제가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간다고 할 경우 지금의 재정건전성은 크게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재정지출의 효과에 대해 그는 “올해 이 같은 재정지출 덕에 우리나라가 그나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르게 경기 회복이 이뤄진 나라로 꼽히고 있는 것 아니냐”며 긍정적 효과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이어 “아직 글로벌 경기침체는 끝나지 않은 만큼 위기 때 시행한 조치들은 꾸준히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그간의 재정지출 확대책은 물론 감세 정책 등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 경제위기 극복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만큼 좀 더 상황을 본 뒤에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향후 경제성장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경우 재정건전성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장기간에 걸쳐 효과를 내는 감세조치는 그대로 유지하되 경제 상황을 면밀히 살펴가면서 정부지출을 줄여가는 방안으로 정책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세율 인하를 공표했다가 거둬들이는 문제는 정책의 일관성에 타격을 줄 수도 있는 만큼 경제가 완전히 회복된 뒤에 논의해도 괜찮은 문제”라면서 “아직 경제위기를 완전히 탈출했다고 보기 힘든 상황에서 감세조치를 거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음성원기자 e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