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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교육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각국마다 처한 상황도 다릅니다. 일본에서 평화교육은 1988년 청소년 자살이 급증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생명을 존엄하게 여기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오늘 한국 교사들의 구체적인 평화교육 실천 사례를 들으면서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평화교육이란 전쟁에 대한 역사교육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앞으로 삶의 방식을 어떻게 가져나갈 것인지를 가르쳐주는 것이에요.”

‘2009 한중일 교사 평화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도를 찾은 이시야마 히사오(石山久男·73) 전 일본 역사교육자협의회장은 25일 “아이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비폭력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평화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말했다.

가와사키(川崎) 시립 상업고 및 가와사키고에서 교사로 근무하며 역사교육자협의회 사무국장(1989~2003년)과 회장(2004~2008년)을 지낸 이시야마씨는 일본의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하 새역모)’이 만든 후소샤(扶桑社)판 교과서에 대한 불채택 운동을 주도해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인물. 그가 몸담고 있는 역사교육자협의회는 일본의 패전 직후인 1949년 초·중·고 역사 교사와 대학 연구자, 일반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 만든 단체로, 일제의 전쟁 범죄와 식민지 지배를 반성하고 일본국 헌법에 근거한 평화와 민주주의를 목적으로 하는 역사교육을 위해 설립됐다. 전국 각지에 지부와 3000명의 회원을 두고 있으며 매월 잡지 발간 및 발표회 등을 열고 있다.

지난 2001년 새역모의 교과서 불채택 운동을 전개하면서 한국의 시민단체들과 본격적인 연대를 시작했다고 밝힌 이시야마씨는 “한·일 공동의 역사인식도 궁극적으로 동아시아 평화공동체를 만드는 과정의 일환인 만큼 이번 한·중·일 교사 평화포럼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일본측 대표단은 이시야마씨가 속한 역사교육자협의회와 평화국제교육연구회 두 단체 소속 교사로 꾸려졌다.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