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동연 경기지사가 지난달 27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수원=박성훈 기자



"대통령 나오이소. 꼭 찍어드릴게예."

지난달 27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2·28민주운동기념탑에서 참배를 마치고 나서는 김동연 경기지사에게 3명의 중년 여성이 반색을 하며 다가왔다. "아이고, 이게 누군교" 하고 외친 이들은 한 관계자가 "김동연 경기지사"라고 소개하자 김 지사를 둘러싸고 "대통령 꼭 나오시라"며 덕담을 건넸다.

대구 주민의 환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아침 식사차 들른 국밥집에서는 주인이 자신을 국민의힘 당원이라 소개하면서도 김 지사에게 "꼭 출마하시라, 찍어드리겠다"며 환대했다. 서문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상인과 시민들은 "실물이 훨씬 좋다" "인물이 훤하니 시장이 살아난다"며 반기는 모습이었다. 김 지사의 대구 방문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주민들은 "그래도 오는 게 어디냐"며 김 지사의 첫 방문을 환영하는 모습이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비이재명계 대권 주자로 꼽히는 김 지사가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도 주민의 호의적인 반응이 확인되면서 김 지사의 확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정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상대 진영을 얼마나 포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차기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달 27일 2·28민주운동기념관에서 열린 강연에서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우리 대구시민 여러분들이 힘을 내 극복했다. 65년 전 2·28 민주운동도 그렇고, 1907년에 국채보상운동을 처음 시작한 것도 대구였다"면서 "90년 뒤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를 맞아 금 모으기 운동을 했는데 사실 그 원조가 이곳 대구의 국채보상운동"이었다며 대구의 높은 시민의식을 추켜세웠다.

이미지 크게보기 김동연 경기지사가 지난달 27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호떡을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서문시장 상인들은 김 지사에게 "먹고사는 문제 해결 좀 해달라" "요즘 살기 힘들다" "많이 힘들다. 도와달라"는 등의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 지사는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경제의 시간이며 이를 해결할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특단의 대책으로 30조 원이든 50조 원이든 추경을 편성하고 15조 원 이상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생회복지원금도 어렵고 힘든 분들에게 보다 더 두텁고 촘촘하게 지원하는 형태여야 한다"며 "새로운 경제의 틀을 만들고 경제정책의 대전환을 이뤄 시장 상권과 골목상권이 돌아가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 경제와 관련해서도 "대구는 전국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에서 GRDP(지역 내 총생산)가 17위로 최하위이고 1인당 GRDP가 3000만 원이 안 되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구 인구의 약 65%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라 경제가 어려우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기 때문에 대구경북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 유치와 기업활동 활성화, 국립거점대학 활성화 등을 통해 인력양성 등을 통해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