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관계부처 대책회의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박영준 국무차장 주재로 신종플루 관련 관계부처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심만수기자

신종 인플루엔자A(H1N1·신종 플루)가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면서 전세계가 초비상에 걸렸다. 영국은 신종 플루로 경제까지 휘청거리는 지경에 처했고, 현재 겨울을 나고 있는 남미 국가들은 올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정상회담에서도 신종 플루 공동 대책을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신종 플루에 관한 공포감은 지구촌 곳곳에 파고들고 있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플루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각국과 공유하지 않은 채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신종 플루 영국 경제까지 강타 = 극성을 부리고 있는 신종 플루가 영국 경제까지 위협하고 있다. 20일 AFP통신에 따르면 ‘어니스트영아이템클럽’의 경제학자들은 신종 플루가 계속될 경우 올해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대비 7.5% 줄어들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들은 당초 영국의 올해 GDP가 4.5%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영국 인구의 절반이 신종 플루에 감염되고 이중 0.4%가 사망할 경우 GDP가 3%포인트 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신종 플루 상태가 계속되면 2010년에는 GDP가 올해보다 1.2%포인트 더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에선 5만5000명의 신종 플루 감염사례가 보고됐으며 이 가운데 652명이 입원치료 중이다. 53명은 상태가 심각하며 사망자는 2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8일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공연을 가진 영국 로열 발레단 단원 5명이 신종 플루에 감염됐다.

로열 발레단의 엘리자베스 벨 대변인은 “검사 결과 이들 단원이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걸린 것으로 나타나 격리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이번주부터 ‘신종플루 비상 대책’을 마련해 시행키로 했다.

◆ 올해 메르코수르 의제도 신종 플루 = 오는 23, 24일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열리는 올해 메르코수르 정상회담에서도 신종 플루 문제가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현재 겨울을 나고 있는 남미 지역은 신종 플루로 인한 사망자 수만 274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메르코수르 4개 정회원국인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등은 정상회의와 함께 보건장관회의도 소집, 신종 플루에 대한 더 강화된 공동 대응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 WHO 신종 플루와의 전쟁에 걸림돌? = 파이낸셜타임스는 21일 “WHO가 신종 플루 감염을 막으려는 각국 보건 당국의 능력에 방해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많은 정보를 가진 WHO가 그 내용들을 각국에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해주지 않아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의 한 보건 당국은 “(WHO가) 미친 것 같다”고 울분을 토한 뒤 “WHO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 전문가는 “국제적 비교는 바이러스와 각 지역의 상황 변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HO는 최근 신종 플루가 전세계적으로 급속도로 확산됨에 따라 개별 집계는 의미가 없다고 밝힌 이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