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인플루엔자A(H1N1·신종 플루)의 전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함에 따라 방역당국의 신종 플루 대응정책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예방 위주의 ‘봉쇄’ 정책에서 치료 위주의 대응책으로 점차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우선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 등 다가오는 겨울철에 대비한 활동에 치중하고, 발생 환자에 대한 대응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능동적으로 대처하게 된다. 16개 시·도를 비롯해 각 시·군·구마다 대책본부를 구성, 지역방역체제를 가동해 감염자에 대한 치료 등 대처에 나서도록 하고 질병관리본부 등 중앙 방역당국은 역량을 집중시켜 백신 접종등 보다 큰 줄기의 방역대책에 집중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방역당국은 또 신종 플루 환자 전원에 대해 병원에 격리조치하던 방침은 당분간 고수하되 현 국가지정 격리병상 체제에서 지역거점 병원중심으로 전환하게 된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신종 플루 감염자는 종전대로 전원 격리치료를 받게 된다. 향후 환자가 대량 발생할 경우 모든 환자를 격리조치하는 봉쇄정책에서 임산부와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 환자에 대해서만 선별 격리치료하는 단계로 점차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지역별로 집단발병의 양상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뿌리를 끊는’ 봉쇄정책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며 “대유행 여부에 따라 자택 격리 등의 방법으로 점차적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매일 실시하던 환자 집계도 대외적으로 밝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환자수를 밝히는 것이 의미가 없을 뿐더러 사회적 불안감만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계절인플루엔자(독감) 환자의 경우에도 일일이 집계하지 않는다”며 “더 이상의 신종 플루 환자 집계는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또한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을 일일이 조사하는 전수 검사도 단계적인 표본 감시체제로 전환된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