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은 미디어관련법 등 쟁점법안을 과연 직권상정할까. 한다면 언제일까. 김 의장은 여전히 직권상정 쪽에 무게를 두며 상황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국회를 하루 빨리 정상화시켜야겠다는 판단을 하면서도 아직 여야가 논의할 시간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김 의장이 내심 직권상정을 꺼려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 의장의 핵심측근은 2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줄곧 상임위 차원의 논의를 주장해왔지만 더이상 대화와 타협이 안 되고 국회의 정상적인 기능이 마비되면 정상화에 대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의장이 지난주부터 밝혔듯이 직권상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측근은 “(직권상정에 대한) 김 의장 입장의 기본적 변화는 없지만 시기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아직 내부 전열 정비도 덜 된 것 같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는 여전히 직권상정을 통해 미디어관련법을 처리하겠다는 결심에는 변함이 없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과 김 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철회하라’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간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단식, 20일 오전에 있을 여야 원내대표간 막바지 절충 가능성 등 상황을 좀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당초 20일 또는 21일로 예상됐던 김 의장의 직권상정 시기는 좀더 늦춰질 전망이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