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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 메뉴’가 닫힌 지갑을 연다.

세계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1달러 마케팅 전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고품질 고가격 원두커피를 고집해온 스타벅스가 불황 타개책으로 1달러짜리 인스턴트 커피 ‘비어’ 판매를 3일부터 시작했다. 시카고와 시애틀에서 첫 선을 보인 ‘비어’ 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반반. “고품격을 지향해온 스타벅스의 변신이 오히려 기업 이미지에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차별화된 맛으로 인스턴트 커피 시장의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를 것”이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스타벅스가 ‘1달러 마케팅’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종이 화폐의 최소 단위인 1달러가 가진 매력이 업계의 운명을 가르고 있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체인인 맥도날드는 경기 위기가 가시화된 지난해 1달러짜리 ‘더블 치즈버거’를 포함해 재빠르게 다양한 1달러 이하 메뉴를 선보였다. 재미는 쏠쏠했다.

경제 금융전문 사이트인 마켓워치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이윤은 69%가 떨어진데 반해, 맥도날드의 올 1월 매출은 전 세계적으로 평균 7%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곡선의 방향도 엇갈렸다. 2006년 중반 39.63달러로 최고가를 기록했던 스타벅스의 주가는 점점 떨어져 5일 8.56달러까지 내려앉았다. 호황기와 비교하면 77%가 추락한 것.

반면 맥도날드 주가는 미국정부가 경기후퇴를 공식 선언한 2007년 12월 이후 지금까지 변동폭이 크지 않다. 지난해 9월에는 70달러선을 육박하기도 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가 조사한 스타벅스와 맥도날드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에서는 맥도날드(43%)가 스타벅스(35%)를 앞섰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결과가 가정경제 위축으로 ‘보다 저렴한’ 메뉴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업계의 불황 타개책의 하나인 1달러 마케팅은 최근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는 정치권에서도 큰 환영을 얻고 있다. 3~4월 두 달동안 홍콩 음식점 1000여개가 1홍콩달러에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는 연계 프로모션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더 스탠더드’ 등 홍콩 언론들이 최근 전했다.

아침에 커피와 죽, 점심에는 딤섬과 케이크 또는 된장국을, 저녁에는 치킨과 구운 비둘기, 전복 등을 1홍콩달러에 먹을 수 있다. 국회 도소매 관련 위원회 소속 홍콩자유당의 빈센트 팡 강 의원은 “소비자들이 1홍콩달러 메뉴에 많은 관심을 보이도록 유도해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소비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1달러 마케팅 전략이 추구하는 목표”라고 말했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