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20일 지역교육청의 대대적인 감사를 포함한 교육행정 시스템의 전면 수술에 나선 것은 임실교육청 학업성취도 평가 재확인 과정에서 교육 행정의 총체적 난맥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임실교육청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 수를 허위 보고한 것에 이어 교과부의 재확인 지시를 묵살했고 전북도교육청, 교과부도 기초학력 미달 학생 수 발표 과정에서 엇박자를 계속했다.

임실교육청의 허위 보고가 문제가 된 19일 최규호 전북도교육감은 기자회견을 열어 “임실지역의 전체 15개 초등학교 중 교과부가 별도로 통계를 낸 1개 표집학교를 제외한 14곳의 성적을 밤 사이에 조사했다”며 “그 결과 미달자가 교과부의 애초 발표 숫자인 3명보다 6명 많은 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누락된 6명은 S초교 3명, 또 다른 S초교 2명, C초교 1명이며 과목별로는 영어·사회 각각 2명, 국어·과학 각각 1명이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이날 오전 교과부는 “재확인 결과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모두 5명이 추가됐다”며 “S초교 3명, 또 다른 S초교 2명으로, 사회 2명, 국어·과학·영어 각각 1명씩이었다”고 밝혔다. 전북도교육청에서 밝힌 것과 비교해 C초교 1명이 어긋난 것이다.

이 회견에 앞서 18일 오후 임실교육청은 언론에서 성적 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학력 미달자는 교과부에 보고된 3명과 보고에서 빠진 3명을 합쳐 모두 6명뿐”이라고 밝혔다.

임실교육청은 또 이 말을 하기 전, 축소 보고를 확인하는 취재진에게 “과목별 학력 미달자는 사회·과학 각각 6명(교과부 발표 0명), 영어 2명(〃0명), 국어 7명(〃2명), 수학 3명(〃1명) 등 모두 24명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룻밤 사이에 학력 미달자가 처음 3명(교과부)에서 24명(임실교육청)→ 6명(임실교육청)→ 8명(교과부)→ 9명(전북도교육청)으로 바뀐 것이다.

전북도교육청은 “C초교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1명을 포함한 4명이 시험 직후 전학 갔는데 전학생과 표집학교 학생들을 통계에 포함시키는 것을 놓고 혼선을 빚는 바람에 숫자 집계가 차이 났다”고 해명했으나 행정에서 가장 기초적인 숫자 집계도 제대로 확인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