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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랑’, ‘나비’, ‘흐르는 강물처럼’ 등의 히트곡을 내며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싱어 송 라이터’로 불리는 가수 박기영은 신경숙씨의 ‘엄마를 부탁해’를 읽고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 여행기인 ‘박기영씨, 산티아고에는 왜 가셨어요’를 펴내 작가로도 이름을 알린 박기영씨는 책을 읽은 소감을 묻자, 눈가엔 금세 눈물이 맺혔다.

“주말인 지난 15일 8시간 동안 독파를 했는데 평소 가슴속에 묻고 잊고 지냈던 ‘엄마’가 떠올라 대성통곡을 했어요.”
무엇이 박기영을 이토록 대성통곡하게 했을까 ?

박기영씨는 “엄마에게도 소녀, 처녀 시절이 있었을 텐데 엄마는 계속 엄마였어요. 희생해야만 하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불쌍하지만 그 덕택에 가족이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작품을 읽으면서 눈물을 여러번 쏟아냈다”고 말했다. 박기영씨는 또 가족을 주제로 한 소설은 새로운 소재는 아니지만 작가가 신경숙씨이었기에 감동적으로 주제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랑해’, ‘미안해’ 등의 소중한 말을 가족이기 때문에 오히려 말하지 못한 사람들은 엄마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말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모두들 울 것같아요.”평소 글쓰기에 관심이 많고 특히 신경숙씨의 소설을 무척 좋아한다는 박기영씨는 “신경숙 선생의 글은 간결하고 솔직한 문체로 거추장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기영씨는 “진정성이 통하지 않는 글과 음악은 감동을 끌어올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세상 모든 자식들의 원죄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 작품에 대해 무엇보다 공감한다”고 말했다. “꾸미지 않고 속삭이듯 말하는 신경숙 선생의 글은 읽는 동시에 말하고자 하는 풍경이 머릿속에 그대로 떠오르게 하는 힘이 있어요.” 아름다우려고 애쓰지 않았는데도 속에 묻혀있던 많은 것들을 들춰내 마치 내 얘기 인 양 무릎을 치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박기영씨는 가수가 아닌 기자로서 인터뷰를 한 소감을 묻자 “항상 인터뷰를 받는 입장에서 오늘 인터뷰를 한 입장이 되다 보니까 전혀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며 “책을 통해서 또 인터뷰를 통해서, 평소 잊고 있었던 감성이 되살아난 것 같아서 정말 소중한 시간이자 체험이었다”고 밝게 웃었다.

김도연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