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 하강 정도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주가지수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미국 경기는 어느 때보다 심각한 경기침체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선 제대로 진단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WSJ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식·은행·주택·소비자·일자리 등 5개 분야로 분류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메릴린치의 전략가인 리처드 번스타인은 “한국의 코스피 지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출지향적인 한국 기업들이 세계 경제 상황에 훨씬 민감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코스피 지수는 작년 10월의 최고점에서 50%이상 떨어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신용위기에 따른 은행의 자금 대출 경색이 언제 풀릴지, 매물로 나왔지만 팔리지 않는 주택들이 언제 줄어들지 등에도 주목하고 있다. 신용위기로 꽉 막혔던 은행 간의 대출은 각국 정부의 개입 속에 리보(런던 은행간 금리) 3개월짜리가 이날까지 13일 연속 하락하는 등 사정이 나아지고 있지만 기업 등 실물경제의 자금경색은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 노던트러스트의 이코노미스트인 폴 캐스리얼은 “은행 간 대출이 문제가 아니라 미 실물경제 주체들에게 은행이 대출을 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주택시장의 경우 팔리지 않은 매물이 빨리 소화돼 주택 공실률이 떨어져야 가격이 안정된다. 골드먼삭스는 미국의 집값이 15%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가 언제 회복될 것인지, 실업자 증가 추세가 언제 멈출지도 경기 전망 예측을 위해선 중요하다. 28일 발표된 미 컨퍼런스보드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38.0로 1967년 이후 최저를 기록, 미국의 소비심리는 크게 악화된 상태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