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부추기는 악성 루머를 집중단속하기로 했다. 특히 특정기업의 자금난과 금융기관의 유동성 위기 등 각종 풍문으로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등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언론보도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분석보고서까지 조사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전방위 단속에 나설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30일 금융감독원 중심으로 추진해온 악성루머 단속반을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업협회, 상장사협의회 등이 참여하는 합동 단속반으로 확대,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합동단속반의 점검 대상은 언론보도, 투자정보지, 투자정보 사이트,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보고서, 증권사 객장 등이다.

금융감독원은 사기적 부정거래, 또는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와 관련이 있는 악성 루머를 집중조사하는 한편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해당기업의 자율공시 등을 통해 신속한 사실해명이 이뤄지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특정기업에 관해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악성루머와 부정적 조사분석보고서 등이 실제 주가하락, 주식선물 매도, 공매도 거래 등과 관련이 있다고 파악되는 경우 집중조사해 위법사실이 확인되면 검찰 등 사법당국에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 또 근거없는 악성루머 유포자는 명예훼손,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통보하기로 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합리적 근거없이 시장 안정을 저해하는 경우 제재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는 한편 증권사 내부통제 기준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외국계 애널리스트도 국내 애널리스트와 동일한 수준에서 내부통제 기준을 적용, 이들의 부정적 전망 리포트가 불공정거래와 관련돼 있을 경우 조사를 통해 대처하기로 했다.

금감원과 거래소, 협회는 또 각각 악성루머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가 기업 관련 루머 등에 대해 사실확인을 요구하는 조회공시가 지난해 99건에서 올해 9월까지 132건으로 급증했다.

또 기업들이 루머에 대해 ‘사실무근’으로 확인한 비중도 전체의 32.3%에서 43.2%로 높아졌다.

그런 가운데 인터넷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루머가 유포돼 주가폭락 등 피해를 보는 기업들도 늘고 있으며, 외국계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부정적 전망이 공매도, 시세조종 등과 연계해 있다는 의혹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