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지구표면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구상에 살아 있는 생물체의 90%가 바다에 살고 있다. 지구에서 발생하는 산소의 75%가 바다로부터 생성되며, 지구상 인구의 40%가 바다로부터 60㎞ 이내의 연안 지역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한다. 즉, 바다는 생명의 근원이며 생존의 토대로서 인류는 바다와 더불어 삶과 문화 발전의 역사를 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렇듯 무한한 잠재성의 원천인 바다와 인간을 이어주는 아름다운 연결고리의 하나가 해양레포츠다. 온몸으로 바다를 받아들이며, 하얀 파도와 함께 호흡하는 해양스포츠와 선수들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잊어버릴 것만 같다. 우리나라도 주5일근무제가 확산되고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해양레저와 해양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이를 즐기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반면, 모터보트나 요트 같은 해양 레저기구나 해상 계류시설을 갖춘 마리나 등 해양레포츠 인프라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 게다가 일반인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보니 해양레저와 해양스포츠에 대한 인식은 아직 ‘일부 계층만 향유하는 고급문화’ 정도에 머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해양관광 분야 진흥을 위한 정책 추진에 어려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인프라 없이 산업 발전을 기대할 수 없기에, 지방자치단체들이 나서서 마리나 시설 조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수요에 발맞추어 ‘마리나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더 많은 사람이 해양레포츠를 즐기도록 하는 것이 해양산업을 발전시키는 길이다. 관심을 갖고 해양레포츠와 해양문화를 즐기는 사람이 많을수록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도 늘어날 수 있다. 결국 절실한 것은 물리적 시설은 물론, 그것을 즐기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다.

1만2000㎞에 이르는 긴 해안선과 350여개의 해수욕장, 각각 다른 특징을 보여주는 동·서·남해에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윈드서핑, 해양다이빙, 요트 등 해양레포츠에 알맞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갖추면 언제라도 해양레포츠 강국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아주 큰 편이다.

하지만 아직도 요트를 보면서 호화로운 선상 파티가 아니라, 바람과 파도, 숙련된 기술이 조화롭게 이루어내는 역동적인 요트 경기를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카누, 드래곤 보트와 같은 패들링 경기에서 배가 결승선을 향해 직선으로 뻗어나가는 경쾌한 모습이나 바다를 향해 뛰어드는 수영 선수들의 시원한 움직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아직도 제한적인 것 같다.

해양레포츠 인프라 조성과 더불어 국민이 바다를 친숙하게 여기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앞으로 해양레포츠 산업 발전을 위한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지난 2006년부터 해양레포츠 대중화를 위해 개최해온 ‘전국 해양스포츠 제전’을 주목해 볼 만하다. 국민이 해양을 더 친숙하게 느끼고 해양레포츠를 적극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이 제전은 전국 시·도를 대표해 참가하는 전문 선수들의 경기와 청소년 및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체험 행사로 진행된다.

예년보다 이른 무더위에 몸과 마음이 지치는 요즘, 7월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전남 목포에서 펼쳐지는 해양스포츠 축제에 참여하여 새롭게 각광받는 해양레포츠 본래의 모습을 맛보고 새로운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 아울러 이번 3회째 제전을 계기로 해양레포츠가 그 저변을 확대하고 친해양문화가 국민 정서에 깊이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정종환 / 국토해양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