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가격을 집중 관리하는 생활필수품 52개로 학원비와 라면, 버스료, 소주, 유류, 이동통신료, 공동주택관리비, 돼지·쇠고기 등을 선정했다. 또 가공용 밀과 옥수수, 요소, 사료용 곡물, 생사, 금지금, 니켈분 등 69개 품목의 관세율이 무세화(無稅化)되고 휘발유, 등유, 경유, 중유 등 4개 석유제품의 관세율이 현행 3%에서 1%로 인하된다.

기획재정부는 25일 오전 ▲서민생활과 밀접한 52개 생활필수품에 대해 집중 점검하는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생활필수품 점검 및 대응계획’ ▲‘2008년 긴급할당관세 시행 및 시장접근물량 증량’ 방안을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재정부는 이날 옥수수, 대두 등 추가 수입이 필요한 14개 품목에 대해 시장접근물량이 대폭 증량된다며, 할당관세 인하는 4월1일부터, 시장접근물량 증량은 이달 28일부터 각각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정부에 따르면 생활필수품 52개 품목은 소득 40% 이하 계층이 자주 구입하고 지출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선정했으며 소비자단체와 시민단체의 의견이 반영됐다. 우선 최근 1년간 5% 이상 상승한 품목으로 밀가루·라면·배추·무·두부·파·마늘·고추장·식용유·달걀·사과·스낵과자·세제·휘발유·경유·LPG·자장면·전철료·시내버스료·도시가스료·학원비·가정학습지·납입금·샴푸·보육시설이용료·시외버스료 등 26개 품목이 선정됐다. 이어 최근 1년간 2.5% 이상 오른 품목으로 쌀·소주·등유·화장지·상수도료·목욕료·쓰레기봉투료·공동주택관리비·위생대·외래진료비 등 10개가 포함됐다. 이와 함께 최근 1년간 2.5% 미만 상승하거나 하락한 품목으로는 빵·쇠고기·돼지고기·멸치·고등어·콩나물·양파·설탕·우유·유아용품·바지·전기료·이미용료·주거비·이동전화통화료·유선방송수신료 등 16개가 선정됐다.

이번에 선정된 생활필수품 52개 품목에 대해 통계청은 10일 주기로 가격동향을 집중 모니터링하며 매월 1일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후 서민생활안정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가격동향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정부는 52개 품목에 대해 물가상승을 유발하는 유형에 따라 수급과 가격안정을 위한 대응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할당관세 인하와 관련, 재정부는 소비자물가가 0.1%, 수입물가의 경우 0.27%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은 “주요 생필품에 대한 정부의 관리와 할당관세 인하가 단기적으로는 인플레 기대심리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비용상승을 인위적으로 억제할 수 없는 만큼, 신축적으로 운용해야 할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선무·음성원기자 yoyo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