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5일 서민물가 안정 대책과 관련, 생필품 52개 품목을 특별관리키로 하면서 해당 품목의 선정이유와 관리방법 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함께 가공용 밀과 옥수수, 요소, 사료용 곡물, 생사, 금지금, 니켈분 등 69개 품목의 관세율이 무세화(無稅化)되는등 대폭 조정되면서 이에따른 세부내용에도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물가에 대한 과거식 관리라는 비난을 의식,생필품 지수를 작성하지 않고 다만 집중관리 대상으로만 선정했다.기획재정부는 학원비 등 일부 품목의 비중이 너무 커서 통계적 적합성이 떨어지고,품목수가 적어서 지수작성시 변동성이 증폭되는 문제가 있어 지수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52개 생필품 집중관리 = 정부는 이들 52개 품목에 소득계층 40% 이하의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품목들을 포함시켰다. 학원비, 가정학습지, 보육시설이용료와 함께 쌀과 돼지고기, 밀가루, 배추, 무, 마늘, 달걀, 우유, 라면 등이 그것이다. 학원비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서민들의 생활비중 학원비가 10%를 차지한다”면서 “소득계층 40% 이하에서도 학원비가 가장 높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들 품목에 대해 가격통제 등 강제적인 가격인하보다는 수급조절을 통해 적정가격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원가상승의 경우, 정부가 직접적 가격구제는 하지 않는 대신 할당관세적용·유통구조 개선·시장경쟁 촉진을 통해 가격안정 기반을 마련키로 했다. 특히 석유제품 등 경쟁제한적 품목, 농산물 등 중간유통비용이 큰 품목들에 대한 유통구조 개선이 정부는 중점을 두기로 했다.

담합에 대해서는 정부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시정조치 및 과징금 부과 등 의법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매점매석은 물가안정법에 따라 매점매석품목으로 고시하고, 국세청, 지자체 등과 합동단속을 벌이겠다고 정부는 밝혔다. 수급에 애로가 있는 경우 정부는 비축물자 방출을 확대하는 한편 적극적 시장개방을 통해 수급안정을 도모키로 했다.

◆할당관세 대폭 인하 = 정부는 이와함께 현재 46개 품목에 대해 적용중인 할당관세 대상에 신규로 36개 품목을 추가해 총 82개 품목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휘발유, 등유, 경유, 중유 등 4개 석유제품의 관세율은 현행 3%에서 1%로 2%포인트 인하되며 ABS합성수지, 폴리스티렌의 관세율은 각각 6.4%와 6.5%에서 4%씩으로 내려간다. 다만 원유와 LNG는 현행 1%의 관세율이 유지되며 저밀도폴리에틸렌(4%), 아트릴로니트릴(3%) 등 일부 석유화학제품도 현행 관세율이 계속 적용된다.

재정부는 원유와 LNG에 대한 관세율을 1% 인하할 경우 연간 세수입은 5000억원 정도 감소하는 등 세수감소 규모가 큰 데다 에너지 절약 유도 필요성을 고려해 현행 관세율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재정부는 현재 시행 중인 할당관세 제도에 따른 세수지원 효과가 1조3000억원, 이번에 마련된 추가 할당관세 시행방안을 통해 6000억원의 지원 효과가 있으며, 전체소비자물가는 0.1% 가량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아울러 시장접근물량이 설정된 63개 품목 중 옥수수, 대두 등 추가 수입이 필요한 14개 품목에 대해서 2007년 증량 규모(586만t) 대비 324만t 증가한 910만t을 증량하기로 했다.

권선무기자 yoyo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