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2개 품목에 대해 물가를 집중 관리하는등의 물가대책을 내놨지만 실효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정부가 집중관리할 ‘52개 생필품’ 및 수입산 휘발유 등의 석유제품에 대한 할당관세 인하를 발표하자 물가문제 해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인위적 가격통제 논란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보이고 있다. 현재의 물가불안이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폭등에 따른 대외변수인 만큼 국내 차원의 대책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단 52개 품목을 선정해 집중관리하겠다는 대책에 대해 지난 17일 이명박 대통령이 지시를 내린 뒤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박정희 정부시절 생필품에 대한 직접적인 가격규제를 실시했지만 오히려 물자공급 감소로 이어지는 등 부작용만 양산했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다. 이에 대해 박성현(통계학) 서울대교수는 이에 대해 “인위적 가격통제 논란은 물론 상품의 품질이 악화되고, 가격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부도 이에 대한 비판이 곤혹스러웠던 듯,이날 발표를 하면서 과거식 물가대책과 다르다는 점을 여러번 해명했다.재정부는 “가격자율화가 정착된 현재는 정부가 법률내에서 할수있는 범위로 제한하고있다”고 밝혔다.정부는 할수 있는 일로 ▲유류세 인하 등 세제운용을 통한 비용인상요인의 완화 ▲유통구조개선 및 시장 개방 ▲매점매석 등 법적근거하의 불공정 행위단속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할당관세 인하책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곡물의 경우 이미 콩(0%), 제분용 밀(0.5%), 가공용 옥수수(0.5%) 등 주요곡물에 대한 할당관세율을 내린 바 있어 이번에 무세화한 것은 그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휘발유 등 수입 석유제품 또한 이번 정부의 조치로 할당관세율이 1%로 인하되더라도 국내산 석유와 가격경쟁이 이뤄지기엔 가격이 너무 높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석유제품에 대한 할당관세를 5%에서 3%로 내렸지만, 오히려 지난해 7월 ℓ당 1437.89원이었던 국내 휘발유 가격은 3월 현재(17~21일) 1656.78원으로 200원 이상 상승했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국제유가 등의 외부상황”이라며 “이번 정부의 대책은 전체 트렌드를 바꿀 만한 임펙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