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준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21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친(親)기업 정책과 기업 활력 제고로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당면 과제를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경제는 심리인데, 기업을 잘 아는 이 당선자가 기업에 심리적 안정감을 주면서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효율성과 실용을 추구하는 ‘이명박 정부’는 단기적 투자 확대는 물론 성장잠재력 확충을 통해 장기적 ‘신(新)발전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곽 교수는 이 당선자의 정책관련 핵심브레인으로 중앙선대위의 정책기획팀장을 맡아 경제 분야 실무를 총괄해왔다. 산업자본의 금융자본(은행) 소유를 막는 금산(金産)분리 규제의 완화 등 이 당선자의 핵심 경제 정책 입안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투자활성화는 어떻게 가능한가.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성장해야 하고, 성장하려면 기업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 10대 대기업이 150조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대기업군은 300조원에 달하는 투자 여력이 있다. 경제는 심리가 중요하다. 경제에 대한 긍정적이고 밝은 생각이 많아지고 미래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투자가 늘어난다.”

―투자심리 제고만으로 실제 투자가 가능한가.

“기업의 투자 정서를 말한 것이다. 투자가 실제 실행되기 위해서는 규제라는 장애물을 제거해주는 게 중요하다. 출자총액제한제가 대표적인데, 이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려고 한다. 또 ‘이런 규제만 빼고 나머지는 다 된다’는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을 도입해, 기업규제를 대폭 완화하려고 한다. 투자 활성화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긴 하지만, 기업의 발목을 잡지 않는 정부가 되려고 한다. 즉 효율적이고 작은 정부, 실용적인 정부가 되도록 할 것이다. 기업투자가 잘 안되는 또 다른 이유가 노사관계 불안인데, 노사문제도 대타협과 화합을 통해 투자 불확실성을 줄이겠다.”

―기업투자가 잘 안되는 것은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인데.

“투자처가 별로 없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의 투자 위험도가 커졌다는 것이다. 이제는 정부가 기업을 직접 지원해줄 수 없다. 따라서 금융산업이 기업의 투자 위험도를 분산시켜줘야 한다. 산업은행 민영화와 금산분리 완화가 이를 위한 가장 적절한 해법이 될 수 있다. 산업은행 민영화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혁신형 중소기업 지원 등에 사용하고,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은행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해 외국 투기자본에 의한 국부유출을 막아야 한다.”

―성장잠재력 확충과 양극화 해소 방안은.

“기업 투자가 늘어나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생산성 높은 노동 인력이 투입되면서 전반적으로 잠재성장률이 늘어난다. 기업 연구·개발(R&D) 투자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끌어올려 기술진보까지 이뤄내면, 자본·노동·기술의 생산성 향상을 가져와 장기적인 신발전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양극화 문제는 결국 성장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게 이명박 당선자가 말하는 ‘따뜻한 시장경제’의 요체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