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원로 그룹과 40대 신진 경제학자들을 연결하는 고리를 찾아라’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곽승준(47)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핵심 경제브레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명박경제’를 이끌어나갈 경제관료 중심의 60대 명망가그룹과 40대 신진 경제학자들을 연결하는 ‘핵심 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선대위 정책기획팀장을 맡았던 곽 교수는 고려대 경제학과 80학번으로 미국 밴더빌트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곽 교수는 미국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인 환경경제학을 전공한 뒤 밴더빌트대 공공정책원 연구조교수를 거쳐 1995년 고려대 교수로 임용됐다.

전공 분야로만 따진다면 환경, 부동산 등에 강점을 갖고 있는 경제학자다. 그는 그동안 ‘환경라운드와 한국경제’ ‘물관리 최적화를 위한 수도요금 정책방향에 관한 연구’ ‘영월 동감댐 건설로 인한 환경 피해의 사회적 비용’ 등의 책을 저술했다.

이같은 경력 때문에 곽 교수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이 당선자의 최대 공약 중 하나인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한 경쟁 후보측의 비판을 막아내는 ‘방패’ 역할을 해왔다. 이 당선자로서는 가장 적임자를 찾은 셈이다.

그러나 그의 활동 범위는 환경, 부동산 등에 그치지 않고 경제 전분야에 대한 조율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 당선자는 선거 과정에서 경제분야 토론회에 나갈 때마다 곽 교수를 반드시 대동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곽 교수는 이 당선자가 상대 후보와 토론하는 과정에서 상대 후보의 경제정책 전반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곽 교수의 배경도 강만수(62) 전 재정경제원 차관, 윤진식(61) 전 산업자원부장관, 어윤대(62) 전 고려대 총장 등으로 대표되는 60대 원로 그룹과 40대 신진 경제학자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는 이 당선자와 고대 동문일 뿐 아니라, 부친이 현대건설 및 계열사 임원 출신으로 이 당선자와 함께 근무한 인연을 갖고 있다. 누나와 동생이 각각 서울대 심리학과(곽금주 교수), 서울대 재료공학부(곽승엽 교수)에 재직하고 있는 학자 집안 출신이다.

그와 대학에서 함께 공부한 친구들이 “대인 관계도 원만하고 활동적인 성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경제계 관계자는 “곽 교수는 학맥(고려대), 가계(현대건설 출신의 부친), 배경(학자 집안) 등 3박자가 모두 맞아 떨어져 이 당선자의 최측근 경제참모 역할을 할 수 있는 적임자 중 한 명”이라며 “곽 교수의 향후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