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음료 제품에 유해성 논란을 빚고 있는 타르색소와 안식향산, MSG 등 식품첨가물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단체인 ‘환경정의’는 착향탄산음료와 혼합음료 43종 79개 품목을 대상으로 유해 가능성이 제기된 타르색소, 안식향산, 아황산나트륨, 아질산나트륨, MSG 등 5종의 식품첨가물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인 43개 품목(54.4%)에 1종 이상의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유해성 논란 식품첨가물을 사용하는 제품은 웰치, 리치스, 닥터페퍼 등 수입음료는 물론 롯데칠성음료, 한국코카-콜라보틀링 등 대기업의 유명 제품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어린이 대상 음료 중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의 ‘쿠우 포도맛’은 타르색소인 적색 40호와 청색 1호, 영창실업이 중국에서 수입한 ‘스위팅’은 황색 4호와 5호, 안식향산이 들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 11종 17개 품목은 안식향산을 사용하고 있었다. 음료의 부패를 막으려고 사용하는 안식향산은 디옥시리보핵산(DNA)을 손상시켜 간경변이나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제기됐고, 음료 속에 첨가된 비타민C와 결합할 경우 발암물질인 벤젠을 생성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조사대상 음료 10종 21개 품목에선 황색 4호와 5호, 청색 1호, 적색 40호 등 타르색소를 사용하고 있었다. 안식향산과 타르색소를 모두 사용한 제품은 6종 12개 품목이었으며, MSG(L-글루타민산나트륨)를 사용하고 있는 제품도 2종 2개 품목이 있었다.

석유에서 추출해 만드는 일부 타르 색소는 간 독성, 혈소판감소증, 천식,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5월 타르색소 중 적색 2호는 어린이용 기호식품에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마련했고 현재 규제심사중이다. MSG는 과다 섭취할 경우 뇌신경세포를 상하게 한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있으며, 민감한 사람의 경우 두통과 메스꺼움을 느끼게 한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회사의 같은 제품 중에서도 해당 성분 사용 여부가 다르다는 점. 예를 들어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의 ‘쿠우’는 오렌지맛 제품엔 타르색소가 없었으나 포도맛에는 타르색소가 사용되고 있었다. ‘코카콜라’에는 안식향산을 쓰지 않지만 ‘코카콜라라이트’나 ‘코카콜라제로’에는 안식향산이 들어 있다. 롯데칠성의 ‘미린다’는 포도맛에는 넣지 않은 안식향산이 오렌지맛에는 들어 있고, 게토레이도 오렌지, 자몽맛에는 안식향산이 사용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신권화정 환경정의 다음지킴이본부장은 “국민건강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해당 첨가물을 제거할 수 있는데도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소비자들은 제품구입시 식품첨가물 성분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정희정기자 nivo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