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 회복을 위한 묵주 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폐렴 진단을 받고 23일째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따스한 품성을 엿볼 수 있는 일화가 교황 고국인 아르헨티나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SNS에는 2018년 이탈리아의 한 성당 뒤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 어린 소년의 질문을 받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공유됐다. 이 영상에 나오는 에마누엘레란 어린이는 마이크 앞에 서서 교황에게 뭔가를 물으려다가 이내 얼굴을 감싸고 울기 시작했다.

교황은 울고 있는 에마누엘레를 껴안고 다독였는데, 어린이는 이내 귓속말로 교황에게 뭔가를 얘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에마누엘레에게 동의받은 후 그의 질문을 공개했다.

에마누엘레는 "우리 아빠는 착한 사람이었고 저를 비롯한 (자녀) 4명에게 세례를 받게 해주셨다"며 "(정작) 아빠는 하느님을 믿지 않고 얼마 전에 돌아가셨는데, 아빠가 천국에 갔을까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들이 아버지를 좋은 사람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라며 "하느님이 착한 사람을 저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하느님이 자기 자녀들을 버리실 분입니까?"라고 청중에게 되물었다.

교황은 에마누엘레에게 "바로 이게 하느님의 답"이라면서 "하느님은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셨을 것이고, 무신론자임에도 자녀 4명에게 모두 세례를 받게 했으니 하느님은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7년 전 촬영된 이 동영상은 현재 아르헨티나 주요 온라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교황의 에피소드’ 중 하나다. 첫 남미 출신이자 아르헨티나 출신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14일부터 폐렴으로 이탈리아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 중이다.

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