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신용회복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을 통해 이들을 다시 사회의 일꾼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동수(51·사진) 국민은행 여신그룹 부행장은 16일 “금융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의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이들의 재활의지를 북돋아 다시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4년부터 사회연대은행에 15억원의 기부금을 전달해 이중 8억원이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에 쓰였다. 이같은 지원금은 금융권은 물론 전체 기업중에서도 가장 많은 액수다. 국민은행의 마이크로크레딧 지원금으로 지금까지 73명의 신용취약자가 창업을 해 현재 재기의 나래를 펴고 있다. 31명이 음식점업을 창업했고 26명은 미용실·세탁소 등 서비스업, 15명은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최 부행장은 “소자본 창업지원은 채무불이행자의 근본적인 생활안정을 꾀한다는 차원에서 진정한 의미의 신용회복”이라고 의미를 부였다. 그는 “마이크로크레딧의 성공을 위해선 무엇보다 ‘사후관리’가 중요하다”며 “수혜를 받은 채무불이행자가 다시 자원봉사 등에 나서 자신의 성공사례를 전파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정착시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반영하듯 국민은행은 올해 자체적으로 새로운 신용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채무불이행 고객에 대한 채무감면율을 최고 60%까지 높이고, 봉사활동을 통한 시간당 채무감면금액도 종전 2만원에서 3만원으로 확대했다.

신용회복 프로그램 의미가 채무탕감이 아닌 재활의지 제고에 있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신용회복프로그램 대상자 역시 신규채무자가 아닌 2003년 ‘카드대란’ 당시 빚을 지고 재활에 실패한 채무불이행자나 이미 은행의 회계에서 손실처리된 채무불이행자 등으로 엄격히 제한한 것도 이런 차원이다.

최 부행장은 “채무불이행자의 사회봉사를 통한 채무감면액을 대폭 강화했지만 이는 한시적인 것”이라며 “공짜로 채무를 탕감해준다는 오해가 있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채무탕감을 채무불이행자 문제해결을 위한 ‘전가의 보도’로 사용하면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를 심화시키고 꼬박꼬박 빚을 갚아나가는 우량 고객에게 누가 될 수 있다”며 “신용회복 프로그램은 창업지원이나 봉사활동을 통한 채무감면과 같이 재활의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s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