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괴리된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할 일은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김혜련(25) 경기도 고양시의회 의원. 76년 11월생으로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전국 최연소로 당선된 그는 ‘고양환경운동연합 회원 담당 간사’ 일도 함께 하고 있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의원은 “사진을 찍는다기에 화장을 좀 진하게 하고 나왔다”고 말했지만 한눈에 앳된 얼굴을 느낄 수 있다.

넉달정도 지방자치단체 의정을 경험한 김의원은 “시민단체 활동을 하다 기초의원이 돼 사회경험이 많은 아버지 같은 분들과 함께 의정활동을 하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 많다”며 나름대로의 고충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는 특히 기초의원 생활에서 ‘정치력’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치력이 여의도에 계시는 분들에게만 필요한 것인줄 알았는데 시의회에서도 동료의원들을 설득시키고 관철시켜야 하는 것이 모두 정치력이라는 것.

짧은 기간이지만 실망한 때도 있었다. 그는 지난 9월14일 한국전쟁 때 많은 양민이 학살된 금정굴 사건 위령사업 촉구결의안을 의원 22명의 발의로 본회의에 상정했다. 그러나 결과는 출석의원 28명중 10명만 찬성해 부결됐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결과였다. 22명이 위령사업을 하자고 촉구결의안에 서명해 놓고도 본회의에서는 12명이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김의원은 “한마디로 충격이었고 상식으로도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역에 깊은 연고를 둔 다른 의원들의 입장도 조금이나마 이해가 됐다”며 웃음지었다.

시의원을 하면서 권력의 맛도 봤다고 털어놨다. 김의원은 “얼마전에 환경관련 과장과 함께 차를 타고 가는 데 동사무소 소속 차량이 매연을 내뿜고 지나가 그 공무원에게 관용차량이 저러면 되겠느냐고 말을 했더니 이튿날 ‘모든 관용차량에 대해 매연검사를 다 실시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순간 권력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부산 남성여고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김의원은 백화점 문화센터 기획업무를 하다 2000년 8월 환경운동연합으로 옮겨 간사로 일하던 중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