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장비업체 리스트서 삭제
화웨이 클라우드 서비스 타격

中선 對美정상회담 보이콧기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이 구글의 거래 중단으로 직격탄을 맞은 데 이어 미국 정보기술(IT)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마저 거래 축소 및 중단 움직임을 보여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자 중국 정부는 미 국채 투매 등을 대응 조치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6월 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 ‘보이콧’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23일 CNBC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MS는 미 상무부가 지난 15일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린 지 1주일 만에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 스택’ 장비를 제공하는 회사에서 화웨이를 삭제했다. 화웨이는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MS의 애저 스택 제품용 서버와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 중 하나다.

MS와 화웨이는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에 있는 MS 애저 중국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MS 인증을 받은 화웨이 서버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웨이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초대형 고성능 데이터센터에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MS는 화웨이에 전면적인 윈도 서비스 공급을 중단할지 여부에 대해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물밑에서 미국에 타격을 줄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朝日)신문은 이날 중국 금융당국이 중국에 거점을 두고 있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중 마찰 관련 설문조사에서 중국이 취해야 할 선택지로 ‘미국 국채 투매’와 ‘위안화 약세’를 열거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또 다르게 취할 선택지로는 미국이 우위인 서비스 무역으로 전선을 확대하는 방안, 미국산 농산품과 자동차, 항공기에 부과한 추가 관세율을 인상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중국은 올 3월 말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1조1000억 달러(약 1309조 원) 상당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구체적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채 “우리는 (화웨이와) 관련된 사태 추이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필요한 대응 조치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SCMP는 중국 정부 산하 싱크탱크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다음 달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