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사실상 후퇴시키면서
對北영향력 유지하겠단 의도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새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채택한 데 대해 ‘중국이 필요한 조치를 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유엔 제재안에 합의함으로써 6차 핵실험으로 인한 더 진전된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당초 초안에서 후퇴시켜 북한의 파국을 막고 대북 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외교부는 12일 오전 외교부 홈페이지에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기자와의 문답 형식으로 이번 결의안 채택에 관해 “북한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재차 핵실험을 진행해 안보리 결의를 심각하게 위반했다”면서 “중국은 안보리가 이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한 것에 찬성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겅 대변인은 “이번 결의는 안보리 회원의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 수호, 한반도 비핵화, 국제 핵 비확산 체제 유지라는 일치된 입장을 반영한다”며 “이와 함께 외교·정치적 방식의 문제 해결과 6자 회담 회복을 촉구하고, 유관 각국이 반드시 한반도 긴장 정세 완화를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제재안은 원유 공급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고 대신 상한선을 정한 만큼 중국의 이행 의지에 촉각이 모이고 있다.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의류와 섬유 수출이 유예기간 뒤 전면금지되고 북한의 해외 파견 노동이 크게 제한돼 북한의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중국과 러시아는 일단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일단 중국은 안보리 결의안을 철저히 이행할 것이라는 의지를 천명한 상태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안보리 결의안이 나오기 하루 전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에 관한 통지’를 내보낸 것 역시 이 같은 신호로 풀이된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