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손에 손잡고… 바른정당 유승민(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23일 여의도 KBS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초청 1차 토론회에서 사진촬영을 위해 손을 잡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23일 토론회 전문가 평가

文 ‘방어능력 향상’ 좋은 평가
安, 메시지 불분명하다는 지적
洪, 전달력 좋지만 쉽게 당황
劉, 예리한 공격… 방어 엇갈려
沈, 모든 분야 좋은 점수 받아

沈이 ‘上’ 최다… 安은 ‘下’ 최다

23일 진행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첫 대선후보 TV 토론회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준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는 “준비가 부족했다”는 이유로 비교적 낮은 점수를 부여했다. 공격의 타당성, 메시지 전달력, 방어능력 등 6개 평가항목에서 심 후보는 ‘상’ 평가를 가장 많은 14개 받았고, 문 후보가 그 뒤를 이어 13개를 기록했다. 안 후보는 ‘하’를 무려 21개, 홍 후보는 11개 받았다. 토론회 자체에 대해서는 “공약이나 정책에 대한 평가가 불가능한 토론회”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서현진 성신여대 사회교육학과 교수는 “누가 말싸움을 잘하나를 평가하는 말싸움 기술 쇼를 보는 것 같았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이번 토론회에서 상대 공격에 대한 방어능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반면, 논리적 타당성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영일 정치평론가는 “1, 2차 토론회에서 시원하게 답변하지 못했던 부분을 적절한 질문을 찾아 해명했다”며 “지엽적인 논제보다 정책이슈에 집중하려는 모습이 안정적인 이미지를 줬다”고 말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반면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문제 제기 자체를 거부해 유권자 궁금증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 대해선 메시지 전달력은 뛰어났으나 상대방의 공격에 쉽게 당황한다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패널을 들고나와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고 했다. 배 본부장은 “목소리 톤과 단어 선택의 일관성은 좋았으나, 정책공방에 들어가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본인의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명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를 집중 공격하고, 자신에 대한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했지만 메시지가 불분명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교수는 “사회자가 정책토론을 거듭 주문했는데도 자기 딸이나 아내를 3번이나 거론하고, ‘갑철수’와 ‘MB 아바타’ 이야기는 그 목적도 불분명했다”며 “미래를 이야기하자고 해놓고, 미래를 거스르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관규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상대방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지 않은 채 공격하고, 자신에 대한 공격은 ‘아닙니다’, ‘실망입니다’ 등 추상적인 표현을 통해 대응한 점이 아쉬웠다”고 했다. 서 교수도 “오늘 공약설명이 모호하고 정책 입장도 명료하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메시지 전달력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방어능력, 진정성, 논리적 타당성 등에서는 평가 전문가들이나 주제에 따라 극단적으로 평가가 엇갈리기도 했다. 최 평론가는 “유력 후보들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파고들며 공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면서도 “심상정 후보의 국방비, 군 개혁 이슈 토론에서는 당황하는 기색이 보였다”고 했다.

심 후보는 모든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 교수는 “적재적소의 공격과 방어를 통해 존재가치를 극대화했다”며 “특히 ‘이게 뭐하는 것이냐’라는 말 한마디로 상황을 정리하는 능력도 탁월했다”고 평가했다.

김윤희·이정우·송유근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