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회 핵심 쟁점 공방

洪, 성완종·性폭력 등 곤욕

23일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첫 TV 토론회에서는 2007년 노무현정부의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북한의 의견을 묻고 기권했는지에 대한 의혹 등이 다시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은 기권 결정 전 북한의 의견을 물었다는 송민순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의 주장에 맞서 기권 결정을 내리고 나서 북측에 통보했다는 자료 3건을 토론회 전에 공개했다. 그러나 홍준표 자유한국당,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등은 문 후보의 발언이 계속 달라졌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유 후보는 “(송 전 장관의 회고록이 나왔을 때) 문 후보는 ‘기억 안 난다’고 했다가, 올해 2월에는 ‘국정원을 통해 확인해봤다’고 했다가, 지난 13일 토론에선 ‘국정원을 통해 북한에 물은 게 아니다’고 했다가, 19일 토론에선 ‘휴민트 정보망을 통해 상황만 진단했다’고 했다”며 문 후보를 압박했다.

홍 후보 역시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거짓말 안 하는 것”이라며 “자기가 잘못했으면 솔직히 인정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지난해 10월 회고록 논란이 불거졌을 때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찬성 여부에 대해서도 “솔직히 그 사실조차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밝혔고, 올 2월에는 방송에 출연해 “북에 확인해보자고 해서 국정원이 북한의 입장을 확인해 본 것이다”고 답한 바 있다.

문 후보는 이 같은 공세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않는 대신 “제대로 확인해보기 바란다”며 “사실이 아니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11월 16일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대통령이 기권으로 결론 내렸다”며 기권 결정을 내리고 북한에 이를 통보한 것일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홍 후보와 유 후보로부터 대북·안보관을 놓고 오락가락한다는 협공을 당했다. 홍 후보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왔다 갔다 했다. 개성공단 중단도 왔다 갔다 했다. 햇볕정책도 왔다 갔다 했다”고 공격하자 안 후보는 “(홍 후보가 지적한) 그중 절반은 일부 말만 따온 말장난이다. 그것이야말로 네거티브”라고 반격했다. 안 후보는 지난해 초 ‘개성공단 부활 노력’ ‘사드 배치 반대’ 등을 주장했다가 안보 환경이 바뀌었다며 관련 입장을 변경했다.

문 후보는 홍 후보에게 “성완종 회장 메모에 나와 있는 홍 후보님은 유죄냐”고 직설적으로 물었고, 홍 후보는 “그렇다면 (참여정부 때) 문 후보가 왜 두 번씩이나 (성완종 회장에 대해) 사면을 해줬나”고 역공을 취했다. 문 후보는 “그만하시죠”라고 화제를 돌렸다. 홍 후보는 ‘성완종 리스트’ 연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1심 유죄, 2심 무죄를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성 회장 역시 노무현정부에서 두 차례 사면을 받았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안·유 후보는 홍 후보의 12년 전 자서전에 나와 있는 친구 성폭력 시도 가담 내용을 문제 삼아 홍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홍 후보는 “이미 12년 전 고백하고 잘못했다고 했다. 45년 전 그 사건은 정말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