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진보당) 구 당권파의 실세로 거론되고 있는 이석기 ‘4·11 국회의원 총선거’ 비례대표 당선자는 17일 당 중앙위원회(12일) 폭력사태의 원인에 대해 “통합의 본래 성격과 정신이 훼손된 채(구 비당권파가 당강령 개정안을) 강행처리함으로써 폭력을 유발하지 않았나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가 중앙위 폭력사태에 대해 입을 열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구 당권파가 본격적인 역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당선자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에 출연, “중앙위 사태의 본질은 중앙위의 성격을 정확히 알아야 이해될 것”이라며 “중앙위는 세 통합 주체(구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새진보통합연대)가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는 합의 정신에 기초해서 운영돼야 하는데 그날은 통합의 본래 성격, 정신이 훼손된 채 일방적으로 강행한 데 문제의 본질적 원인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태의 책임을 ‘강기갑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탄생시킨 구 비당권파에 돌린 것이다.

이 당선자는 또 자신의 사상 문제나 구 당권파 실세설(說) 등에 대해 보수언론이 만든 허구라고 주장했다. 그는 종북(從北)주의나 주체사상에 빠져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국민을 위해서 살고 싶은 마음이 제 사상의 본질”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북한과 아무런 연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저는 특정 사상에 귀착되거나 고집하는 유형이 아니다”면서 “강을 건너면 배는 버리고 가는 것처럼 어느 것이 우리나라 현실,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의 이익에 맞게 정책을 생산하는 데 바람직한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중앙위 결정 사항에 대해 “중앙위 구성원의 신분 문제부터 시작해서 적법성, 합법성에 여러 가지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강기갑 비대위 체제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반쪽짜리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비롯한 경쟁부문 비례대표 당선자에 대해 비대위가 최악의 경우 출당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접근하면 극단적 파국으로 치닫는 것”이라며 “국민 여론도 문제의 해결책이 사퇴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