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이석기 당선자 등 비례대표 후보 부정 경선에 연루돼 있거나 ‘종북(從北) 주사파 출신’ 논란을 낳고 있는 통합진보당(진보당) 일부 당선자들의 19대 국회 입성을 막기 위한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17일 국회에서 ‘문제 국회의원’의 퇴출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일명 ‘통합진보당 사태 방지법’을 제안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법률적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핵심은 정당 내부 행사이긴 하지만 부정한 방법으로 선출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당성을 상실했고 (국회의원) 자격을 인정해줄 것이냐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황우여 당 대표는 1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더 이상 쉬쉬하지 말고 진상을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며 “19대 국회 입성 문제도 법적으로 어떻게 되는지, 하자있는 사람의 권한은 어떤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종북 주사파들이 국회에 들어갔을 때 이 나라가 어떻게 될지 국민들이 더 걱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17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법률적 차원에서 문제가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새누리당 지도부는 ‘주사파 출신’ 당선자들이 국회에 들어올 경우 ‘국가 안보 기밀 유출’ 등 문제점이 클 것으로 보고 이를 막기 위한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대통령실장이 제안하는 법안은 국회의원 제명 규정을 현재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에서 과반수 찬성으로 완화하고, 국회 윤리위원회 회부 시점부터 소속 정당의 국고보조금 지원 중단, 해당 의원 세비 지급 중단, 면책특권·불체포특권·국가기밀정보열람권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해 비례대표의 경우 유권자 100만 명(19대 총선 기준 유권자 2.5%가량)이 발의하면 본회의에 회부해 재적의원 과반 이상 찬성 시 해당 의원을 제명토록 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