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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해동의 미국 경제 읽기

2일 미국이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공언해온 ‘상호관세’가 마침내 부과된다. 변덕이 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지막 순간 몇몇 나라, 몇몇 기업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철회할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대상이 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

‘세계 1위 경제 대국’ 자리를 놓고 미국과 경쟁하고 있는 중국은 일전불사의 각오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중국 당국은 “미국이 예정대로 상호관세를 부과해 중국의 이익을 훼손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유럽연합(EU)도 중국보다 강도는 다소 약하지만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바야흐로 세계는 관세와 보복관세 부과의 악순환이 이어지는 ‘글로벌 무역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국제무역론 교과서에 따르면, 세계 경제에서 관세전쟁의 결과는 관련된 모든 국가 소비자의 후생(welfare)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는다. 현실 속에서 100%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단기가 아니라 중·장기적인 시계에서 살펴본다면 모든 국가, 적어도 대부분의 국가 소비자들의 후생 감소는 매우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실험이 무역수지 적자와 재정수지 적자라는 ‘쌍둥이 적자’에 시달리는 미국 경제를 회생시킬 수만 있다면, 앞으로 많은 나라가 미국 사례를 연구하고, 모방하려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무역론 교과서를 새로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예고만 했는데도 다른 나라 경제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 경제조차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세 부과가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첫 번째 요소는 물가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3월 28일 올해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5% 올랐다고 밝혔다. 물가가 오르면 소비 심리는 악화한다. 최근 미국 미시간대는 3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가 57.0을 기록, 잠정치보다도 0.9포인트 추가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2022년 11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가 위축되면 시차를 두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관세 부과가 죽어가는 미국 경제를 살리는 ‘묘수’가 될 수 있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