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파일 훔친 중국인 심문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지난 28일(현지시간) 미얀마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으로 중국 국영기업이 시공한 태국 방콕의 33층 건물이 무너진 사고와 관련해 태국 정부가 일주일 내에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방콕의 다른 건물이나 공사 현장은 큰 피해를 입지 않은 반면 이 건물만 붕괴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부실 공사 의혹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아누틴 찬비라쿨 태국 부총리는 이날 33층의 감사원 건물 붕괴 사고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기 위한 위원회가 구성됐으며 7일 안에 조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도시 및 국가 계획 부서의 숙련된 엔지니어와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이번 조사는 건축가와 건설 감독관, 건설업자에게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진이 발생했지만 방콕의 건물 95% 이상이 지진을 견뎌냈다. 오직 감사원 건물만 붕괴한 이유를 신속히 파악할 것이다. 해당 건물은 지진을 견디도록 설계됐어야 한다”며 “건설 컨소시엄의 태국과 중국 파트너들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28일 강진으로 방콕 짜뚜짝 지역에 있는 감사원 건물이 완전히 무너져 내려 지금까지 10명이 숨졌고 79명이 실종됐다. 공사를 맡은 곳은 중국 거대 국영기업인 중국철로총공사(CREC) 계열 건설회사인 ‘중철10국’의 태국 현지 합작법인과 ‘이탈리안·태국 개발’이다.

또 태국 경찰은 이와 관련해 무너진 건물 뒤 컨테이너에서 32개의 파일을 가져간 중국인 남성 4명을 심문했다고 밝혔다. 노파신 푼사왓 태국 경찰청 부국장은 “중국인 남성들은 보험 보상 청구를 위한 서류를 가져오려 한 것이었다고 주장했으나 그들이 가져간 파일에는 토건업자, 하청업체 등에 관한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며 “심문 후 중국인 남성들은 석방 조치했다”고 전했다. 중국 건설회사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자 이날 한즈창(韓志强) 태국 주재 중국대사는 중국 응급관리부 소속 지진 전문가와 함께 아누틴 부총리를 면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