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관세전쟁’ 각자도생 속
트럼프 “보복국가에 더 큰 과세”

세계 각국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각자도생에 들어갔다. 캐나다와 유럽연합(EU)은 단호한 대응을 천명한 반면 멕시코와 영국은 막판 협상을 통한 관세 피하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관세 대응을 위한 내각 특별위원회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에는 최대한의 영향을 주고, 캐나다에는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는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니 총리는 “경제 통합, 긴밀한 안보·군사 협력을 기반으로 한 미국과의 기존 관계는 끝났다”고까지 언급하며 모든 대응 방안을 놓고 논의한 뒤 다음 주 대응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EU 집행위원회도 미국의 자동차 관세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뒤 “모든 조치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강력하고 적확하며 의도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맞대응 방침을 예고했다.

반면, 멕시코는 미국과 협상을 통해 관세 우대 조치를 끌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현재 미국과 활발하게 협의하고 있으며 4월 2일쯤 미국과 전 세계를 향한 우리의 전략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부 장관도 “궁극적으로는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부품은 관세 면제가 될 수 있도록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역시 “당장 무역전쟁을 악화시키는 일을 하고 싶지는 않다”며 대응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의 맞대응 시 재보복할 것임을 시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2시쯤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EU와 캐나다가 협력해 미국에 경제적 피해를 주면 훨씬 더 큰 과세를 물리겠다”며 “계획한 것보다 훨씬 더 큰 대규모 관세를 두 나라에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