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제1회 김범수상 시상식이 지난 6일 육군교육사령부 대강당에서 열렸다. 14명의 위관장교들이 첫 수상자가 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한민국ROTC중앙회 제공

글: 홍대순 광운대 경영대학원 교수



155마일 휴전선! 그 긴장된 경계선은 오늘도 말없이 조국을 지키는 수많은 장병들의 헌신 속에서 지켜지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묵묵히 위국헌신의 자세와 군인 본분의 가치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존재가 있음에도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바로 ROTC (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 학군장교) 다.

6·25전쟁을 겪으면서 초급장교 부족이 군 전투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뼈저리게 느낀 대한민국은 우수한 초급장교 확보를 위해 ROTC 제도를 도입했다. 4년제 대학에 재학중인 학생을 선발해 졸업과 동시에 장교로 임관시키는 제도로, 현재 100여개 대학 학군단에서 육·해·공군, 해병대 ROTC를 운영하고 있다. 여성ROTC도 도입했다

1961년 창설 이래 매년 수천명씩 임관한 장교들은 야전부대 소대장으로 철책선을 튼튼히 지켜왔으며, 대한민국의 하늘·땅·바다를 빈틈없이 수호해 왔다. 현재 초급장교의 70%는 ROTC 출신이 차지하고 있으며, 150여명의 장성과 4500여명의 영관장교를 비롯해 지금까지 무려 24만여 명에 달하는 학군장교가 배출됐다.

또한 대한민국ROTC중앙회(회장 노행식)는 다각적인 활동을 통해 ROTC 정신을 실천해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방부, 육군본부와 함께 ‘김범수상’ 을 제정했다 .

ROTC는 지난 65년간 국가안보의 기둥이자 호국의 간성(干城)으로서, 전역 후에는 군장교 리더로서 쌓은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계 국가사회 지도자로 활동해오고 있다. 그러하기에 ROTC는 대한민국 국토방위의 초석이자,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함께 호흡한 주인공들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그야말로 문무를 겸비한 엘리트의 산실 그 자체이다.

그런데 초급장교의 근간인 ROTC 지원율이 급감하면서, 초급간부 수급, 국가안보 및 국방력에도 영향을 주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그 중차대한 155마일 휴전선을 누가 지키고 있나 ? 정예화된 우수한 소대장이 줄어들고 있으니 말이다. ‘안보는 산소와 같다’는 것을 정녕 잊었단 말인가 ?

이미지 크게보기 홍대순 광운대 경영대학원 교수. hong.daesoon@kw.ac.kr. 대한민국ROTC중앙회 제공

대한민국 안보의 숨은 중추인 ROTC 지원 경쟁률이 추락하고 있으며, 일부 대학에서는 지원 미달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복무 기간에 있어서 병사들은 36개월에서 현재 18개월(육군기준)로 단축됐으나, ROTC 복무기간은 지난 50여년간 한번도 바뀌지 않아 그대로 28개월이다. 과거에는 ROTC 장교복무 기간이 오히려 짧았던 적도 있다. 지금은 10개월이 더 길게 되는 구조가 됐다

또한 월급에 있어서도 병장은 150만 원이며, 전역 후 병사의 목돈 마련을 위해 재공되는 ‘내일준비적금’을 통한 지원금도 월 최대 55만 원이니 모두 합하면 205만 원이다. 200만 원 시대가 열린 것이다.

반면에 초급간부 소위월급(기본급 1호봉)은 189만 원이다. 2010년도만 하더라도 병장월급이 10만 원, 소위월급이 120만 원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최근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이 ‘ROTC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했으니,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안보환경 속에서 빠르게 제정이 됐으면 한다. ROTC에 대한 제대로 된 예우! 65년간의 헌신에 이제 우리 국민이 화답해야 할 때다.

정리=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