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2일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한 미 해군 제1항모강습단 소속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갑판에 F/A-18 전투기를 비롯한 항공기 등이 도열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10~20일 ‘자유의 방패’ 연습

북 핵사용 징후 포착 상황 가정
시설 선제타격 시뮬레이션 연습

야외실기동훈련 10건→16건 확대
육해공·사이버 등 모든 영역 훈련

오늘부턴 한미 화력실사격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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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연합연습 ‘2025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 훈련은 한·미 전략사령부의 공동 북핵 사전 원점타격 등을 반영한 신(新)작전계획(작계 2022)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한미동맹이 ‘재래식 동맹’에서 ‘핵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3년 4월 26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워싱턴 선언’, 한미 핵협의그룹(NCG) 창설, 지난해 10월 발간한 미 핵태세검토보고서(NPR) 합의와 한미 핵·재래식 통합(CNI·Conventional Nuclear Integration) 훈련 등 일련의 한·미 확장억제 제도화 시도가 이번 FS에 처음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6일 “북한 핵이 한반도에 투발되는 등 핵 전면전 상황은 아니며, 북한이 실제 핵을 사용하려는 명확한 징후가 포착되는 핵·미사일 위기 시나리오를 통해 핵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밝혔다. 한·미 전략사 공조 하에 북한 핵시설 또는 탄도탄 원점 여러 곳을 식별해 좌표를 설정한 뒤 다양한 화력 자산으로 원점을 사전타격하는 새 작계가 반영된다. 이번 북핵 원점타격 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한 도상(圖上)훈련인 지휘소연습(CPX)으로 이뤄진다.

한·미는 북한 핵·미사일 시설 4∼5곳에 대한 원점타격 후 우리 국민의 지지 등 여론 동향과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실제 억제됐는지를 평가한 뒤 추가 대응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이 소식통은 “수시로 핵 위협을 이어온 북한이 핵을 결코 사용할 수 없도록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한미 CNI 훈련”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FS 훈련 시행 후 북한의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에서 “우리도 적수국의 안전권에 대한 전략적 수준의 위혁적 행동을 증대시키는 선택안을 심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며 군사도발을 예고했다.

한국군은 이번 연습 기간 한미연합사령부 일원으로 참가하는 주한미군 훈련 상황에 대한 평가도 별도로 하게 된다. 지난해까지 주한미군 훈련 평가는 주한미군이 자체적으로 해왔다. 한·미는 국지도발 없이 북한의 전면도발을 곧바로 격퇴하는 절차도 숙달할 방침이다.

이번 FS 훈련에서 여단급 이상 야외실기동훈련(FTX)을 확대해 지난해 10건에서 올해 16건 실시하고 지방자치단체 등 민관군이 함께하는 통합방위훈련 횟수도 지난해 191건에서 올해 238건으로 강도 높게 시행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에도 한미 연합연습 훈련 강도와 횟수를 늘린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현대화·고도화에 따른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는 “연습 시나리오와 연계한 지·해·공, 사이버, 우주 등 전 영역에 걸쳐 연합야외기동훈련을 확대 시행하며, 동맹의 상호운용성을 향상시키고 강화된 연합억제능력을 현시할 것”이라며 “이번 연습에는 유엔사 회원국들(18개국)도 참가할 예정이며, 중립국감독위원회는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관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는 미 해군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입항도 주목하고 있다. 칼빈슨호는 F-35C 스텔스 전투기 등 함재기만 90여 대를 싣고 있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