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이적단체라는 증거 부족”

‘인천·부천 민주노동자회’(인노회) 활동으로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며 유죄를 선고받은 회원들이 재심을 통해 30여 년 만에 무죄가 확정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이숙연)는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았던 인노회 회원 A 씨와 B 씨의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두 사람은 1988년 인노회에 가입해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할 목적으로 이적표현물을 소지·반포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인노회는 1988년 결성된 노동자단체로 노태우 정부 당시 이적단체로 지목받았다. 1989년 1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1990년 2심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이 선고됐고 이후 형이 확정됐다.

A 씨와 B 씨는 2018년 “인노회는 이적단체가 아니다”라며 재심을 청구했고, 지난해 서울고법은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고법 재판부는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에 해당한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