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원수혜’ 신입생도 수업 거부
휴학 지속땐 내년 1.2만명 몰려
선배들에 압박받은 24·25학번
“3개학번 동시수강 두렵다” 저항

타과생들 “학칙대로 하길” 비판

지난해 의대 증원의 혜택을 입고도 ‘증원 반대’를 외치는 25학번 의대 신입생들의 수업 거부가 이틀째 이어지자 명분 없는 의대생들의 휴학에 대한 비판과 함께 여론도 싸늘해지고 있다. 이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지난해 휴학생에 올해와 내년 신입생까지 3개 학번 총 1만2500명이 수업을 동시에 듣는 ‘트리플링’ 우려도 제기된다. 최대 피해를 입게 될 24·25학번을 중심으로 집단 휴학에 대한 저항 움직임도 생기면서 ‘단일대오’가 깨지는 조짐도 관측된다.

5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연세대 의대 게시판에 ‘신입생’이라고 밝힌 A 씨는 “트리플링 걱정이 없는 학년이었다면 고민을 길게 하지 않고 휴학했겠지만, (트리플링이) 현실화될까 두렵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선배들이 ‘교수님들 말씀은 거짓말’이라고 말해줘도 일부는 타당하게 들리나 현실화될까 두렵다”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조언을 구했다.

앞서 의대 학장 협의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4일 공개한 서신에서 의대생들에게 “2026년 3개 학년이 함께 1학년을 맞게 되면 의대는 도저히 교육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며 복귀를 호소했다.

의대 신입생들까지 수업 거부 방식으로 동맹 휴학에 동참하자 트리플링 문제가 본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에 따르면 전체 의대생 2만4000여 명 중 이번 학기 수강을 신청한 학생은 4219명으로 17%에 불과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내년에는 기존 7500명에 증원 조정 전인 5000명을 합해 1만2500명이 동시에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각 대학 여건을 고려하면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피해는 입학하자마자 선배들의 독려와 압박에 휴학을 시작한 24학번과 올해 25학번이 입게 된다. 특히 24학번이 주장하는 25학번과의 분리 수업과 이른 졸업은 24학번이 이달 안에 수업에 들어와야만 가능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간 굳건했던 의대생들 결집력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해당 글에도 “24학번들이 바보라서 그런 걱정 하나 없이 휴학 중이겠냐” “선배들의 1년간의 과정을 너무 가볍게 표현하지 말라”는 내부 균열을 드러냈다. 비의대를 중심으로 의대생들에게만 유연한 학칙을 적용하는 것은 오히려 역차별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B 씨는 “학교도 그냥 학칙대로 했으면 좋겠다”며 “처음에는 타과 일이니 그러려니 했는데, 마치 대학에 본인들만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강경한 입장이다. 김홍순 교육부 의대교육지원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2025학번은 증원을 알고 입학했기 때문에 증원을 이유로 한 수업 거부 명분이 없다”며 “올해는 집단휴학 일괄 승인 등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