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 = 권호영 기자

■ 거세지는 ‘反트럼프’ 전선

加총리 “트럼프라는 미국인…”
트럼프, 트뤼도 주지사로 호칭
“보복관세땐 그만큼 다시 인상”

美 상무장관, 관세경감 시사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글로벌 무역 전쟁이 맞불 관세와 정상 간 설전으로 이어지며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무역적자 해소는 물론 미 핵심산업 보호를 위한 도구이자 이익 관철을 위한 전방위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어 미국과 상대국 간 갈등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경감 가능성을 내비쳐 갈등이 일부 봉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부터 자국에 25% 관세 부과를 결정한 트럼프 대통령을 직격했다. 트뤼도 총리는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 조치를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그(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캐나다 경제가 완전히 붕괴해 우리를 합병하기가 더 쉬워지는 것”이라며 “우리는 절대 51번째 주(州)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대신 “트럼프”라고 부르며 “트럼프라는 미국인과 직접 대화해 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관세가 모욕적이고 일방적이라고 비판하면서 “트럼프 정부 결정에 아무런 정당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 내 상품 가격 상승으로 미국 시민과 기업 모두에 초래될 피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트럼프의 결정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의 결정에 관세·비관세 (투 트랙) 조처로 맞대응할 것”이라면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관세를 부과할 구체적인 품목을 오는 9일 발표할 계획이다.

상대국의 반발에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보복 관세를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루스소셜에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주지사에게 설명 좀 해달라”며 “그가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의 상호 관세는 즉각 같은 수준만큼 인상될 것”이라고 적었다. 다만 이날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멕시코와 캐나다 측 인사들이 오늘 종일 나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자신들이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가 일부 경감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공정하고 합리적이다. 당신들(캐나다와 멕시코)이 더 하면 중간 지점에서 만날 것”이라며 “우리는 아마 내일 그것을 발표할 것이다. 중간 어느 지점이 그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