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력 도발 가능성 시사
美 ‘스몰딜’ 가능성 더 커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오는 10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한미연합훈련을 앞두고 “우리의 의지·능력을 시험하지 말라”면서 무력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전면 중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대북 협상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된다.

김 부부장은 4일 발표한 담화에서 미 항공모함 칼빈슨함(CVN-70)의 부산 입항에 대해 “가장 적대적이며 대결적이려는 자기의 의사를 숨김없이 보여주고 있다”며 “전략적 수준의 위혁(힘으로 으르고 협박함)적 행동을 증대시키는 선택안을 심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미국이 북한을 향해 “안전상 우려를 무시하고 정세를 악화시키는 도발적인 행위들을 상습적으로 감행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은 우리의 핵전쟁억제력의 무한대 강화의 명분을 충분히 제공해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을 겨냥한 담화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협상을 겨냥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반발 속에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관광지구 개발을 협상 돌파구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고 있다. 미·북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빅딜)보단 미국 본토 타격을 막는 등 실질적인 위협 감소(스몰딜)에 초점을 둘 것이란 전망이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지난 2월 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원산 해안가에 카지노·콘도 등을 짓고 싶다고 이전부터 말해온 만큼, 이를 미·북 관계의 하나의 돌파구로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로이 스탠가론 우드로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센터 선임국장도 문화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에도 어떤 식이든 더 큰 부담 분담을 요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시영 기자 si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