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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 ‘5大 쟁점’ 최후 진술

2. 국무회의 절차 준수
“간담회는 의사정족수 없는데
왜 모일 때까지 기다렸겠는가”

3. 포고령 1호 위헌 논란
“국방장관에 대국민호소용 계엄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4. 의원 끌어내기·체포 지시
“온국민·전세계가 지켜보는데
극소수 병력으로 말이 되겠나”

5. 선관위 장악 시도 의혹
“다량 부정 투표지 등 납득 불가
전산시스템 점검 위해 軍 보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25일 윤 대통령 최종 진술과 함께 11차 변론으로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은 전날 68분에 걸친 최후 진술을 통해 12·3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비롯해 주요 쟁점에 대한 기존 주장을 재확인하며 헌재의 기각 결정을 촉구한 반면 국회 측은 조속한 파면 결정을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준비해온 77쪽 분량의 최후진술을 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상황에 대해 “거대야당이 줄탄핵·입법 폭주·예산 폭거로 정부 기능을 마비시켰다”며 “절체절명의 국가위기상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계엄은) 나라가 망국적 위기에 처해있음을 선언한 것이고, 주권자인 국민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극복하는 데 함께 나서 달라는 절박한 호소”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이 절차적으로 정당했다고도 밝혔다. 계엄 직전 국무회의에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를 포함한 국무위원들은 “국무회의로 보기 어렵다” “간담회 정도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할 게 아니었다면 12월 3일 밤 국무위원들이 대통령실에 온 이유를 오히려 묻고 싶다”며 “간담회는 의사정족수도 없는데 국무회의 의사정족수가 찰 때까지 왜 기다렸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정치활동을 금지한 포고령 1호로 ‘위헌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처음부터 국방부 장관에게 비상계엄 목적이 대국민 호소용임을 분명히 밝혔다. 국회 계엄해제 요구가 신속히 뒤따를 것이므로 계엄상태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국회에 계엄해제 요구 의결 권한이 있음을 알고 있었고, 의결을 막고자 한 것이 아니란 취지다. 윤 대통령은 국회의원 등 정치인을 끌어내거나 체포하려 했다는 국회 측 주장에 대해서도 “일어날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부상한 군인은 있었지만 일반시민은 단 한 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최소한의 병력을 실무장하지 않은 상태로 투입해 군 임무를 경비·질서유지로 확실하게 제한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의원들을 체포하고 끌어내 계엄해제를 늦추거나 막는다 한들 온 국민과 전 세계가 지켜보는데 그다음에 뭘 어떻게 하겠냐”며 국회 봉쇄나 정치인 체포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선거관리위원회 병력 투입에 대해서도 “전산시스템 스크린 차원에서 소규모 병력을 보낸 것”이라며 “다량의 가짜 부정 투표용지, 투표결과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통계학·수리과학적 논거 등에 비추어 투명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윤 대통령 최후진술에는 ‘계엄’이 67차례, ‘국민’은 63차례, ‘비상’은 33차례, ‘위기’는 22차례 등장했다. 특히 ‘야당’이란 단어가 48차례, ‘민주당’이 6차례, ‘간첩’은 24차례 언급된 반면 ‘여당’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계엄 사태 원인이 야당과 외부세력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윤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계엄선포 자체에 대한 직접 사과 대신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계엄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께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향후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거나 통합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도 없었다.

한편 국회 탄핵소추위원인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은 윤 대통령에 앞서 청구인 최후진술에 나서 “12·3 내란의 밤에 전 국민이 국회를 침탈한 무장계엄군의 폭력 행위를 지켜봤다. 호수 위 떠 있는 달그림자도 목격자”라며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할 조건은 이미 충족됐다”고 말했다. 그는 발언 마지막에 애국가 가사를 읊기도 했다.

이후민·이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