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부, 550억 들여 2008년 완공

북한이 강원 고성군 금강산 관광지구 내 이산가족면회소(사진)를 철거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면회소는 지난 2008년 공사비 550억 원을 들여 완공한 우리 정부의 자산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13일 “정부는 이산가족 상시 상봉의 염원을 담고 있는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북한이 철거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남북이 합의해 설치한 면회소를 북한이 일방적으로 철거하고 있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철거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산가족면회소 철거 조짐은 지난해 말부터 포착됐다. 이산가족면회소 근처 부속건물과 본관 외장재 외벽 타일 등을 뜯어내는 동향이 포착된 것. 통일부 관계자는 “이산가족면회소 본관 전체를 없애려는지 확실치 않았는데 최근에 벽체를 뜯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산가족면회소는 이산상봉의 정례화를 위해 지하 1층, 지상 12층 규모로 2008년 7월 완공된 건물이다. 206개 객실은 물론 대연회장, 소연회장, 전망대 등을 갖추고 있다. 정부가 당시 건물 공사에 550억 원을 투입한 우리 자산이다. 금강산 관광지구 내 또 다른 정부 소유 자산인 소방서 건물은 지난해 4월 북한에 의해 철거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지구 내 우리 측 자산(민간 자산 포함)은 주유소, 발전소 등 일부 남아 있긴 하지만, 중요한 시설은 전부 철거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10월 금강산 지구를 방문해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고 있다.

북한이 주민들의 대남(對南) 적개심을 고취하기 위해 폭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정부는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북한은 2020년 6월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으며, 지난해엔 경의선 도로를 폭파하는 등 우리 측 예산이 투입된 시설을 지속해서 없애고 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