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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대선 가능성에 셈법 복잡
‘헌재불신론-尹거리두기’ 갈려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결정이 가까워지면서 여권 내 잠룡들의 메시지에도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는 조기 대통령 선거 현실화 가능성 속 당내 경선을 염두에 둔 ‘헌재 불신론에 힘주기냐’와 ‘윤 대통령과 거리 두기냐’ 등을 놓고 복잡한 표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MBC 라디오에서 “조기 대선 시 중도가 탄핵 찬성파를 선택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본인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지도 않았는데, 먼저 조기 대선 출마를 논의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전날(12일) ‘여전히 탄핵 찬성 입장인가’라는 물음에 “탄핵소추를 통해 법의 판단을 받아보자는 입장을 일찌감치 낸 바 있고, 그 입장은 전혀 변화 없다”고 답했다. 둘 모두 조기 대선 언급은 피하면서도,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조치와 관련해서는 헌재 판단은 필요하다는 취지의 메시지다.

반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헌재 문제점을 집중 부각시키면서 탄핵 기각에 더 힘을 싣고 있다. 원 전 장관은 전날 윤 대통령 복귀 필요성까지 꺼내면서 지난해 전당대회 이후 7개월 만에 첫 공개 행보를 시작했다. 원 전 장관은 “헌재는 공정성과 국민의 신뢰를 잃고, 헌법의 기본 원칙을 피해서 도망 다니는 ‘헌법도망소’로 전락하고 있다”며 “(헌재가 기각해) 대통령 복귀가 우선”이라고 했다.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사실상 가장 먼저 대권 도전 의지를 드러낸 홍 시장도 “탄핵이 기각되면 대통령께서는 통합의 시대정신으로 좌우갈등 봉합에 나서달라”(11일 페이스북) 등의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중도층보다 강성 지지층 결집에 더 초점을 맞춘 메시지로 읽힌다.

공개적으로 윤 대통령 탄핵 인용 가능성을 언급하는 여권 잠룡은 유승민 전 의원이 유일하다. 그는 “(윤 대통령의 계엄은) ‘실패한 내란’이라고 저 스스로 봤기 때문에 탄핵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계엄은 위헌·위법” “내란 자백” 등 윤 대통령과 선을 분명하게 그은 한동훈 전 대표는 아직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