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여성회와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원들이 지난해 8월 30일 오후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OUT 말하기 대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한 해 동안 딥페이크(허위 영상물) 성착취 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의 무려 80%가 10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의 집중단속을 계기로 신고와 검거 모두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온라인 상에서 성착취물이 버젓이 공유되는 등 완전히 근절되지 않는 흐름도 관찰됐다.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공조를 통해 관련 범죄를 발본색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13일 경찰청은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딥페이크 범죄로 총 682명을 검거하고 이 중 4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딥페이크 범죄 가해자의 대다수는 관련 기술에 능숙한 반면 성 윤리가 빈약한 10대 청소년이었다. 붙잡힌 피의자 중 10대는 548명으로 전체의 80.4%에 달했고, 14세 미만에 해당하는 촉법소년만 따로 떼어놓고 봐도 104명으로 15.2%나 됐다.

고연령층에서는 상대적으로 관련 범죄가 드문 편이었다. 20대는 107명(15.7%), 30대는 20명(2.9%)에 불과했고 40대와 50대 이상은 각각 4명과 3명에 그쳤다. 지난해 8월 하순 집중단속이 시행되기 전까지 445건(일 평균 1.85건)에 그쳤던 사건 접수 건수는 단속이 시행되며 757건(일 평균 6.01건)으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도 성인과 청소년을 상대로 성착취를 가한 성폭력 범죄집단 ‘목사방’ 구성원들이 무더기 검거되는 등 관련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구속 기소된 목사방 총책 김녹완(33)은 2020년 5월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자경단’을 만들어 지난달까지 10대 미성년자 159명 등 남녀 피해자 234명을 상대로 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협박·심리적 지배 등을 통해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취재진이 확인한 텔레그램 방에서도 여전히 참가자들의 성착취물 교환 문의가 활발히 오가고 있었다. “초중(초등·중등) ㄹㄹ(로리) ㄱㅎ(교환) ㄱㅌ(개인 텔레그램 메세지)”처럼 초성을 이용해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공유하는데,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 상당수가 10대 청소년으로 추정된다. 다만 해당 방 운영자는 경찰 수사를 의식한 듯 “지인 능욕은 하지 말라”는 공지문을 게시해둔 상태였다. 일부 참가자들은 최근 텔레그램을 아예 탈퇴하기도 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11~13일(현지시각)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인터폴 국가중앙사무국 국장 회의에서 이준형 경찰청 국제협력관이 ‘인공지능조작영상(딥페이크) 성범죄와 대한민국의 대응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경찰청 제공

이와 관련, 경찰청은 11일부터 13일까지 프랑스 리옹에서 열리는 ‘인터폴 국가중앙사무국(NCB) 국장 회의’에서 딥페이크 성범죄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초국경 범죄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국제공조를 선도하는 핵심적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재연·김린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