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추방 멈춰라” 뉴욕 시위 9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국민이 요구한다. 추방을 멈춰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아니라 나치’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2기 초반 지지율 53% 기록
“관세전쟁發 인플레 우려” 7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추방 등 강경한 국경 정책 덕분에 집권 1기 시작 당시보다 높은 5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다만 그가 집권하자마자 포문을 연 ‘글로벌 관세 전쟁’ 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미국인들의 우려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BS뉴스와 여론조사업체 유거브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시행해 9일 발표한 여론조사(미국 성인 2175명 대상·오차범위 ±2.5%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53%, 부정 평가는 4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초반인 지난 2017년 1월 갤럽 조사에서 그가 기록한 44%의 지지율보다 9%포인트 높은 수치다. 집권 1기보다 2기의 초반 지지율이 높은 이유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국경 정책이 꼽힌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59%가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 조치를 지지했고, 반대는 41%였다. 멕시코와 맞닿은 남부 국경을 통제하기 위해 미군을 배치한 결정은 64%가 지지 의사를 표시한 반면 반대는 36%에 그쳤다.

그러나 응답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멕시코, 캐나다, 유럽연합(EU) 등을 겨냥한 관세 부과 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우려했다. 응답자 중 73%는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 상품에 관세를 새로 부과하면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관세 대상 국가별로 보면 관세 부과 찬성 의견이 반대보다 많은 국가는 중국(찬성 56%·반대 44%)뿐이었으며, 멕시코(찬성 44%·반대 56%), 유럽(찬성 40%·반대 60%), 캐나다(찬성 38%·반대 62%)는 반대가 더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 문제를 충분히 다루고 있다는 답변도 31%에 그쳤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기록한 53%의 지지율은 다른 전임 대통령들의 임기 초반 지지율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2021년 2월 여론조사 지지율은 57%였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1월 66% 지지율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2월 59% 지지율을 기록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